- 미국 본토 핵 위협만 줄이려는
- 스몰딜 군축협상 현실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부터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라고 지칭해 파장이 일고 있다. 자칫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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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총사령관 취임 무도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뉴클리어 파워”라고 말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언급한 게 단순히 북한이 핵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한 것인지, ‘핵보유국’이라는 정치·외교적 함의를 인식하고 발언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간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일부에서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있어 왔지만,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곳이다.
핵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공인받진 못했지만 사실상 핵을 가진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까지 포괄한 개념이다. 이들 국가는 핵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과 다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이들 국가와 같은 반열의 ‘핵보유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더는 제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상원 외교위의 인사청문회에서 북핵과 관련 “어떤 제재도 (핵)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제재 무용론으로 여겨질 수 있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서리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를 목표로 한 ‘빅딜’이 아닌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채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만 줄이는 군축협상 등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대미 소통 채널을 가동하는 한편 비핵화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지속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너무 많이 양보하지 않도록 우리의 입장을 말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