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군 대표단도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내외빈과 함께 열병식을 직접 참관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에 앉았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던 참전 군인 1500명을 포함해 러시아군 총 1만1000명가량이 행진에 동원됐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열병식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RS-24 야르스 탄도미사일, S-400 지대공 미사일, T-80 탱크 등 러시아군 재래식 전력이 선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진실과 정의는 우리의 편”이라며 “온 나라와 모든 국민이 ‘특별군사작전’에 참전한 이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열병식.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특별군사작전을 옹호한 발언으로, 특히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군뿐 아니라, 파병된 북한분까지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의 용맹심과 결단력, 그리고 우리에게 승리만을 가져다주는 불굴의 의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나치즘, 러시아 혐오증, 반유대주의를 막아서는 불굴의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종 2차 대전을 일으켰던 나치 독일에 우크라이나를 빗대며 비난해왔다.

1945년 2차 대전 승리와 관련해 그는 “우리는 연합군 장병과 레지스탕스 참가자, 우호적인 중국인들, 그리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싸운 모든 이들의 투쟁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서방을 비난하는 표현을 삼갔다.

이날 열병식에는 북한군 대표단도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광장으로 내려와 도열해있던 러시아군 주요 지휘관 등과 악수를 했다.

이어 마지막 순서로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북한군 대표단 5명과 신흥철 주러시아 북한대사 일행과 일일이 악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신의 전사들에게 좋은 일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부참모장은 “위대한 전승절에 대통령 동지에게 열렬한 축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이날 전승절 행사에 불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북러 동맹의 발전 의지를 다졌다.

러시아정부는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초청했지만 한국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