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백악관 사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북중미 월드컵 미국 내 일부 개최 도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컵 개최 자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지역이 안전한지 확인할 것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운영하는 도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월드컵은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도시로 바꿀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해온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한다. 총 16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리며 미국이 11곳, 캐나다가 2곳, 멕시코가 3곳입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는 각각 6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개최 도시를 변경할 권한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없다. 월드겁 운영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총괄하며 개최 도시 변경 여부도 FIFA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개최국 대통령이 치안 문제라는 명분으로 압박한다면 FIFA도 이를 무시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여름 미국에서 FIFA 클럽월드컵이 치러지는 기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가까운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