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수현9단의 토요 바둑이야기] 선인은 탈속의 경지 문인은 여흥의 풍류

'위기도'에 나타난 바둑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9-29 20:59:03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바둑이라는 제재를 통해 동양적 유현함을 표현한 이인문의 '위기도'.


우리나라의 바둑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의 승려 도림이 백제로 거짓 망명하여 개로왕에게 접근한 이야기가 삼국사기에 실려 있다. 신라에서는 효성왕과 신충이 바둑으로 우정을 맺고 나중에 군신관계가 된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과거에 조상들이 즐기던 바둑이 쭉 이어져서 오늘날에는 대중적인 여가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되고 있고 프로선수들이 인기 직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바둑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다.

바둑을 즐거운 오락으로 활용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바둑을 고상하고 격조 있는 문화로 인식을 한다. 한 철학자는 "바둑 속에 철학이 있고 도가 있다"고 말했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바둑을 하나의 예도(藝道)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바둑을 흥미로운 유희와 고상한 예도의 상반된 두 측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고려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유주희 씨가 조선시대의 위기도 즉 바둑그림을 통해서 분석하였다.

유주희 씨는 '조선시대 위기도 연구'라는 제목의 석사 논문에서 34개의 조선시대 바둑 그림을 '선인(仙人) 위기도'와 '문인 위기도'로 분류했다. 선인 위기도는 문인들이 탈속의 경지를 추구하면서 그린 선계(仙界)의 모습이고, 문인 위기도는 문인 자신들의 대국 모습이다.

선인 위기도에서는 그림(이인문의 위기도)과 같이 바둑을 동양의 유현함이 담긴 세계를 묘사했고, 문인 위기도에서는 여흥으로 즐기는 일반세계의 모습을 그려냈다. 조선시대 후기엔 우아한 풍류보다는 유흥을 목적으로 한 대국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바둑에 대한 이와 같은 이중적 태도는 오늘날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은 바둑에서 전쟁놀이와 유사한 재미를 느끼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러면서도 바둑을 격조 높은 기예나 문화로 간주한다.

그래서 어떤 팬은 바둑이 스포츠로 들어가자 격을 떨어뜨린다며 아쉬워했다. 자녀에게 바둑을 배우도록 하는 학부모들은 바둑 기술보다 지적 능력이나 인성교육, 정신수양 등과 같은 측면을 기대한다.

오락적 게임에서 철학을 논하고 도를 얘기하는 것은 다른 게임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 바둑에서 이런 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바둑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선조들의 바둑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전해져 온 결과라고 여겨진다.

바둑 속에 담긴 이러한 고상한 요소를 발굴하여 인간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개발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 선인 - 仙人

# 문인 - 文人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5. 5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6. 6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9. 9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0. 10“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5. 5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6. 6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7. 7친청 “공개사과하라”·김 “자정 노력”…민주 신천지 수습 난항
  8. 8與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9. 9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10. 10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8. 8‘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9. 9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0. 10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장재료 공급 차질 없도록 할 터”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6. 6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7. 7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8. 8부산 양정동 한 대학 창고서 불…인명피해 없어
  9. 9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10. 10첫 공소청 수장 후보, 이정현·박철우·예세민 물망(종합)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