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이와 비토리아 / 이현경 글 / 그림 / 보림 / 9500원

이 땅에서 난 먹을 거리가 어린이 몸에 좋듯이 우리 어린이 문학 작가들이 빚은 글과 그림은 어린이 생각 주머니 속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넘쳐나는 외국 어린이문학 번역물 속에서도 여봐란 듯이 빛을 낸다.

하은이와 비토리아(이현경 글 그림·보림·9500원)는 알록달록한 색동 색깔로 시선을 끄는 책이다. 이 출판사가 주최한 제5회 창작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답게 그림이 빼어나다. 지은이는 심리학과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시각디자이너로 일했는데 그런 경력들이 색다른 창작그림을 탄생시켰다. 오방색이라고 부르는 전통 색깔에 현대적 감각이 물씬 나는 선묘가 더해져 개성미 강한 화면을 만들어 냈다.

내용은 이렇다. 하은이는 조개로 만든 자개 빗과 실타래 엽서 인형 색종이 등을 넣은 예쁜 유리병을 가졌다. 깊은 밤, 하은이는 잠이 오지 않자 유리병 속 자개 빗을 바라보며 조개가 있는 바다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린다. 그 순간 유리병 속에 조개를 든 또래 외국소녀가 나타난다. 바다 깊은 곳까지 헤엄쳐 들어가 조개를 줍는다고 했다. 둘은 친구가 돼 환상의 바다 속으로 헤엄쳐 들어간다.

방귀 한 방 / 이옥근 외 글 /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8500원

가면놀이 / 진은주 외 글 / 유기훈 외 그림 / 푸른책들 / 8500원

가면놀이(진은주 외 글 유기훈 외 그림·푸른책들·8500원)와 방귀 한 방(이옥근 외 글 성영란 외 그림·〃·〃)은 이 출판사가 주최한 제4회 문학상 수상작들이다. '가면놀이'는 새내기 작가인 진은주 최은영 박산향 씨의 작품 세 편이 실려있다. 요즘 아이들의 생활과 마음을 잘 표현했으며 문학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방귀 한 방'에서는 역시 신진 동시인인 이옥근 유은경 조향미 이정림 씨가 쓴 신선미와 활기가 가득찬 동시 50편을 만날 수 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신진 동시인들의 작품선집이라 더욱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