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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류 스컬 지음 / 전대호 옮김/모티브북 / 2만1000원 |
1920년대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주립병원 원장 헨리 코튼. '유능한' 정신과 의사였던 그는 정신질환의 원인이 신체 부위의 국소 감염이며, 감염을 일으키는 국소 패혈증의 제거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러한 '과학적 신념' 위에 이들 환자가 충치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정신질환과의 상관성을 들며 1919년부터 1925년 사이에 모두 1만864개의 치아를 뽑고, 879건의 편도선을 절제하고, 2186회의 개복수술을 했다. 개복수술에선 쓸개, 자궁, 정낭, 갑상샘 등을 적출하고 백신, 혈청 치료를 강제로 했다. 환자들의 강력한 저항은 무시됐다. 그런데 치료율이 85%에 이른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코튼의 만행 뒤에는 의학계의 침묵과 주정부 관리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다.
'현대 정신의학 잔혹사'는 부제가 '현대의술과 과대망상증에 관한 슬픈 이야기'이다. 20세기 정신과의술의 오용에 관한 이야기로 인간의 정신을 의학 실습 도구로 삼은 한 의사의 잔혹한 실화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사회학 및 과학학 교수인 저자는 헨리 코튼이 20여 년간 수천 명의 환자들에게 자행한 만행에 대해 관련자들의 인터뷰와 기록보관소 자료 발굴을 통해 진실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그는 머리말에서 이러한 과거 이야기가 21세기 정신과의술의 실행에 유익한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이 책은 시술 환자의 40%를 사망에 이르게 한 코튼의 만행을 조사한 여의사 그린에이커의 보고서가 코튼의 지지자들에 의해 발표되지 못한 사실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에선 '감염된 치아, 편도, 창자를 떼어내라' '헨리 코튼의 지지자들' '광기 제국의 절대자' 등이, 2부에는 '스캔들 무마하기' '의학계의 자기 편 감싸기' '끝내 숨겨진 실험의 희생자들' 등의 내용이 소설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