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늘과 땅 사이에서-옛날옛날에 그물 짜는 새가 살았는데…

상상력·교훈 담긴 새 이야기

하워드 노먼 글·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부희령 옮김/초등학생/1만 원

  • 하송이 기자 sonya@kookje.co.kr
  •  |   입력 : 2007-12-21 19:59:0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새가 등장하는 옛 이야기들만 골라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와 그리스·로마 신화 등 알려진 옛 이야기가 시들해졌다면 충분히 눈길을 끌만하다.

민속연구가인 저자가 1989년과 1990년대 열린 '세계 옛이야기 워크숍'에서 선보인 수많은 이야기들 중 새가 등장하는 이야기들만 모은 만큼 책에는 선현들의 지혜가 번득이는 새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사실성의 잣대를 대면 금세 무너질테지만 상상력과 교훈이 녹아있는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호주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새 이야기의 주인공은 펠리컨이다. 눈가버러 마을 주변에 살고 있는 펠리컨 굴라얄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물고기를 잘 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사람들은 고기들을 구석으로 몰아 잡는 법만 알았지만 굴라얄리는 그물을 짜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굴라얄리의 새끼 이자 말썽꾸러기인 딸은 신비한 그물을 찾기 위해 머나먼 여행길에 오르고, 결국 그물은 아빠의 뱃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굴라얄리는 눈가버러 사람들에게 그물 짜는 법을 알려줬고, 마을 사람들과 새들은 성대한 잔치를 벌여 우정을 다졌다. 사람과 새들의 우정을 '뱃 속에 들어있는 그물'을 매개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거짓말의 해악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이야기도 있다. 아프리카 마타벨랜드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 중에는 멧돼지처럼 노래하는 새에 얽힌 설화가 있다. 한 마을 잘난척 하기 좋아하는 쿠말로와 앞을 보지 못하는 시반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다. 친구 사이인 둘은 모두 동물의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반다가 항상 한수 위여서 자랑대장 쿠말로는 늘 기분이 나빴다. 그러던 어느날 쿠말로는 시반다를 꾀어 새 사냥에 나서지만 여기서도 시반다는 아름다운 새를 잡은 반면, 쿠말로는 초라하고 못생긴 새밖에 잡을 수 없었다. 이에 쿠말로는 시반다를 속이고 새를 바꿔치기 하지만 오히려 아름다운 새가 멧돼지 소리를 내 쿠말로는 망신만 사게 된다.

백조가 된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다.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 이야기 중 하나인 '백조 학자의 비밀'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백조로 바뀌었다는 전설을 지닌 한 마을과 대나무를 팔아 어렵게 살아가는 한 소년이 등장한다. 매일 힘들게 살던 차우는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날 바람에 쓸려 낭떠러지로 떨어진 부모님이 백조가 되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게 되고, 10년 동안 풀지못한 수수께끼 같은 이 일은 백조 학자인 쒸앵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흥미진진함을 기대했다면 이 책은 다소 실망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구어체로 조근조근 이야기하듯 풀어가는 새에 얽힌 옛 이야기들은 잔잔한 파도처럼 가슴 속에 와닿는 매력이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9. 9李 "중수청장 후보자 친윤 주장은 허위, "맛집 찾아갔더니 부실" 받아친 추미애(종합 2보)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후보자, 검사 출신 이유로 배제하면 중수청 망쳐"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7. 7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8. 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9. 9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10. 10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