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조작이 아니다.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나 셔터를 누르면 거기에서 바로 인화돼야 한다. 조작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작가가 자기의 정신, 의식, 사상으로 찍어야만 제 3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평생 고집스럽게 '인간'을 주제로 사진을 찍어 온 원로 작가 최민식(80).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사진 애호가들과 만난 그가 사진을 잘 찍는 비법(?)을 공개했다. '조작하지 않는 것'과 '작가의 의식을 담는 것'이 첫번째 비법이었다. '가치있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찍되, 방 안에서 포토샵으로 주물럭거리지 마라고 충고했다.
"창작이든 감상이나 자기 위주, 본인 위주이며 그것은 체험에서 나온다." 사진작가는 스스로 보고 느껴야 한다는 것. 만약 부잣집의 아들로 돈 많은 자식으로 태어낳다면 인간을 주제로 한 사진을 안 찍었을 거라며 자신의 작품 속에도 체험이 자리잡고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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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로 사진작가 최민식 씨가 부산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아름다움'을 사진 속에 담으라는 말은 의외였다. 아름다운 모습만 찍으라는 뜻은 아닐테고.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적인 자연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작가의 생각을 그는 아름다움이란 말로 표현했다. 인물사진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불쌍하다. 도와주고 싶다. 기도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아름다움이다."
그는 사진의 본질적 의미의 표현은 '스냅숏'(Snap Shot)의 완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구성, 빛, 초점, 순간포착, 작가의 의도와 생각 등이 모두 '스냅숏' 속에 들어 있다는 것.
좋은 사진집을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으려면 발견을 해야 하는데, 발견하기 위해서는 보는 눈을 키워야 하고, 보는 눈은 사진집을 통해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좋은 사진집을 많이 보고 연구하는 사람과 책 안 보는 무식한 사람은 사진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을 찍을 때는 테마를 정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책을 많이 읽고, 명언집을 읽고, 한자를 하루 한 단어씩 배우고, 연출하지 마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 사진작가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상대방에게 사진촬영을 승낙 받고 찍을까, 촬영하고 나서 승낙을 받을까? 50여 년을 인물사진만 찍어온 그가 간단하게(?) 해답을 제시했다. "(대상이) 발견되면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우물쭈물하고 승낙 받고 하면 안 된다. 목숨을 걸고, 얻어터져도 찍어 놓고 봐야 한다."
수동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흑백사진 컬러사진…. 멋진 작품을 찍으려면 어떤 게 좋을까. 원로 작가는 카메라의 형태나 인화지의 색깔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혼'과 '정신적인 가치'가 들어 있는 사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진은 예술이며, 예술은 명예와 돈이 아니라 정신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점이라도 좋으니 가치 있는 사진, 후세에 영원히 남길 수 있는 사진을 찍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