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부산국제즉흥춤공연 `컨택 임프로비제이션`

`창의성 발굴·심적 치유` 지역춤계 새 시도

춤꾼들 끊임없는 접촉 시도, 관객 웃음·감정이입 이끌어

"즉흥춤은 인생과 비슷한 것"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0-04-27 20:05:4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6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S스튜디오에서 열린 2010 부산국제즉흥춤공연에서 신은주 씨가 즉흥춤을 선보이고 있다. S스튜디오 제공
"그게 정말이에요?"하고 놀라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24~26일 '2010 부산국제즉흥춤공연'이 춤꾼 신은주 씨가 운영하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S스튜디오와 부산대 등지에서 열렸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F·예술감독 장광열)와 S스튜디오가 함께 주최한 춤행사였다.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 저녁 S스튜디오에서는 '컨택 임프로비제이션(Contact Improvisation) 공연'이 대미를 장식했다.

이 공연 직후 이 작품을 주도한 매리 오도넬 씨에게 "이 작품은 어디까지가 즉흥이고 어디까지가 춤꾼과 안무자 사이의 사전 약속인가" 물었을 때 그는 "이 작품은 순수한 즉흥(pure improvisation)이며 사전에 약속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고 기자는 그 답에 놀랐다.

오도넬 씨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서구의 포스트모던댄스 운동에 깊이 참여했으며 즉흥춤계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와 함께 이날 작품에서 뛴 춤꾼들의 면면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에서 즉흥춤을 공연과 교육에 접목시켜 온 부산대 박은화(무용학과) 교수, 그리스와 네덜란드에서 오랫동안 즉흥춤을 공부한 뒤 현재 한국에서 즉흥춤을 전파하는 드문 인물인 양승희 씨, 부산의 중진 춤꾼들인 성은지 신은주 강미희 씨와 신진 강민욱 씨, 울산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웅 씨와 마리오 라미레스 등이었다.

이들은 관객 모두가 볼 수 있는 자리에 내건 전자벽시계를 한 시간으로 맞춰놓고 스톱워치처럼 거꾸로 가게 해놓은 뒤 정확히 한 시간 동안 춤을 췄다. 음악을 맡은 이세호 씨도 춤꾼들과 아무 약속 없이 즉흥으로 연주했다. 특히 이날 선보인 춤이 '접촉'을 뜻하는 컨택(contact)을 내세운 즉흥춤이었으므로 춤꾼들은 끊임없이 다양한 접촉을 시도했다. 그런 춤이 별 이질감 없이 관객들에게 흡수되면서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고 때로는 감정이입이 일어났다.

도대체 즉흥춤이 무엇일까. 오도넬 씨는 "즉흥춤은 인생과 비슷한 것"이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삶에 정해진 답이나 길이 없는 것처럼 즉흥춤도 무대 위에서 매 순간 새로운 동작과 전개를 선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창의성이 발현된다. 일반인의 경우엔 심적 치유의 효과도 있어 미국 등 서구에서 즉흥춤은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춤의 고장' 부산에서 이 같은 접촉즉흥춤 공연이 정식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에서 즉흥춤을 연구하고 시도해온 박은화 교수도 이 점을 확인해줬다. 장광열 예술감독은 "특히 접촉즉흥춤은 처음 본 춤꾼들끼리 무대 위에서 접촉을 감행하면서 즉흥으로 춰야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관객 반응은 적극적이었다. 부산예고에서 춤을 전공하고 있는 손효림 조은채 양은 "무척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이런 공연은 처음 보았고 앞으로 춤을 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정 장르의 춤이 사상 처음 부산에 소개된 이날 공연은 지역춤계가 주저 없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돋보였고, 창의성을 캐어내고 치유의 가능성까지 가진 즉흥춤이 부산에서 더 적극적으로 소개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8. 8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