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공연 리뷰> '맹진사댁 경사'

부산시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되기 힘든 이유…

좋은 짜임새 불구 세월 뛰어넘을 교감 부족

단원들 춤솜씨·표현력 좋은 편, 사랑 혹은 역설로 스토리 보강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1-05-22 19:48:29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립무용단이 지난 19~20일 정기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린 '맹진사댁 경사'.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지난 19~20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64회 정기공연 '맹진사댁 경사'(원작 오영진·안무 홍기태)가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이쁜이 시집가는 날'로, 2008년 '천생연분'으로 각각 부산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사실상 세 번째 공연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정기공연의 초점은 '맹진사댁 경사'를 '부산시립무용단의 고정·대표 레퍼토리로 가꿔갈 수 있을 것인가'에 맞춰졌다.

부산시립무용단이라는 부산의 대표 춤단체가 레퍼토리 작품을 갖기 위해 시도하는 것은 반길 만하다. "부산시립무용단 하면 바로 그 작품"하고 떠올릴 수작은 많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볼쇼이발레단 하면 '백조의 호수'가 떠오르고, 한국 국립발레단 하면 '지젤'이 생각나는 것처럼.

공연만 놓고 보면 '맹진사댁 경사'는 제법 좋은 점수를 줄 만했다. 무엇보다 단원들의 춤솜씨와 표현력 등 기량은 역시 좋았다. 지난 두 번의 공연에 걸쳐 선보였던 몇몇 빛나는 장면들 또한 더 잘 다듬어졌다. 새 신랑 미언이 장애가 있다는 소문이 도는 소문춤, 이쁜이와 갑분이의 운명이 바뀌는 옷 갈아 입는 변신 장면, 마을 여인네들의 순서, 연극요소와 춤요소가 결합되는 순간들 등이다. 잔 실수 없이 말끔하고 깔끔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맹진사댁 경사'는 시립무용단의 레퍼토리가 되기는 힘들어 보였다. 왜 그럴까. '공감'의 문제 때문이다. 한 작품이 고정 공연물인 레퍼토리가 되기 위해서는 세월이 지나도 수많은 사람들 속 '감정의 스트링'을 동시에 건드려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낼 뭔가 있어야 한다.

시립무용단의 '맹진사댁 경사'는 이 점이 약하다. 이 작품이 현대인을 위한 고전으로 되살아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미언과 이쁜이의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한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로 몰고가는 방법이 첫째다. 맹진사 집안이 대표하는 지배층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부각하면서 '맹진사댁 경사'라는 제목이 갖는 역설을 최대한 강조하는 방식이 두 번째다.

부산시립무용단의 '맹진사댁 경사'은 이 가운데 첫째 방식, 즉 '영원한 사랑이야기'로 끌고가고자 했다. 하지만 약점은 명확했다. '맹진사댁 경사'에서 미언과 이쁜이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어떤 투쟁이나 희생 또는 운명을 개척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맹진사댁 딸 갑분이의 신랑으로 점찍은 미언이(박상용)가 장애가 있다는 소문이 돌자 급하게 신부를 갑분이(김미란)에서 몸종 이쁜이(김도은)로 교체했는데 알고 봤더니 헛소문이더라. 미언이와 이쁜이는 행복하게 결혼했다. 이 이야기로는 많은 현대인에게서 공감과 감동을 일으키기 어렵다. 명백한 한계다. 그 사이 지배층의 허위를 비꼰 원작의 장점을 살릴 기회도 사라진다. 이 탓에 후반부로 가면서 공연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 왔을 것이다.

고전이 고전이기 위해서는 그 옛날의 이야기가 오늘 현대인의 삶에도 분명한 의미를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맹진사댁 경사'는 좋은 짜임새를 보여줬음에도 레퍼토리가 되기는 힘들어 보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9. 9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0. 10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4. 4‘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