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조 속 먹물, 그 속에 일렁이는 먹빛 세상

`한국화의 이단아` 김호득전

내달 25일까지 갤러리 604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11-05-25 21:10:08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중구 중앙동 갤러리 604에서 김호득 작가가 한지와 먹물을 이용한 설치 작품 '흔들림, 문득-사이'로,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동양적 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과 같은 작품으로 동시전을 열고 있는 서울 스페이스 홍지의 설치작품 모습. 갤러리 604 제공
'한국화의 이단아', 김호득(61) 작가. 한지와 먹을 이용해 회화로 표현되던 동양화에 '공간'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었다. 동양화에서 접하기 어려운 설치작품을 통해 죽어있던 공간을 완벽하게 살려내면서 기존 동양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부수는 작가라는 의미다.

지난 2002년 지역의 한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인 뒤 오랜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그는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꾀하며 작업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혀 왔다. 갤러리 604(부산 중구 중앙동)에서 그가 보이는 한국화의 세계는 완벽하게 공간과 일치, 동양적 관조와 성찰의 울림이 고요하게 전해진다.

지하 전시장에 들어서자 은은한 먹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전시장 바닥에 풀장처럼 거대한 수조(가로 7m×세로 5.5m)를 만들어 놓고, 그 안을 먹물로 채웠다. 수조 위로 반쯤 먹물이 든 한지들이 계단식으로 걸려 있었다. 1층의 뚫린 공간이 지하와 연결되면서 한지는 지하에서 1층까지 높다랗게 이어진다. 수조 안 먹물 위로 조용히 물결이 일렁인다. 흔들리는 물결은 흰색의 벽과 천장에 비쳐 마치 공간 전체가 일렁이는 듯하다.

다시 1층으로 올라와 1층의 뻥 뚫린 공간을 통해 지하 수조를 내려다본다. 시골 우물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 것 마냥, 까마득하다. 기껏해야 7~8㎝밖에 되지 않는 야트막한 수조 속 물이 먹물로 물들면서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자연스럽게 공간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면서, 동시에 공간에서 위로 솟아오른 작품들이 절묘하게 공간과 하나가 됐다. 지하 전시장에 설치된 '흔들림, 문득-사이'라는 작품이다.

김호득 작가는 "먹으로 반쯤 물든 한지는 동양의 음양사상이다. 여기서 '사이'는 시간과 공간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한지의 간격이나 높이, 직선이나 사선 위치에 따라 수면에 비치는 그림자도 달라진다. 이 모든 것을 전시장에 맞게 치밀하게 계산한 뒤 설치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 2층 전시장에는 '문득 폭포' '문득 서다' 등 이전의 '폭포' 시리즈와 '문득' 시리즈 등이 합쳐진 신작이 공개됐다. 40~50대를 겪는 동안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던 작가는 2000년 이후 '문득, 흔들림'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그전까지 폭포나 계곡같이 눈으로 보고 화폭에 옮기는 회화 작업이 주였다면, 이때부터 작품과 벽 사이 존재하는 공간을 살린 작업으로 변화를 줬다.

단숨에 내리긋는 붓의 즉흥적 필치로 '폭포'와 '계곡'을 그려낸 '폭포' 시리즈. 바위 등은 생략된 채 오로지 한 줄기 검은 먹물로 그려진 폭포가 땅밑으로 내리꽂힌다. 그는 자연을 그릴 때도 '먹'을 통해 '일필휘지'로 해치워 버렸다. 다음 달 25일까지 전시. (051)245-5259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4. 4‘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