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용의 시네 아고라] 테크놀로지에 관한 성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0-24 19:53:45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0세 동안 인간 사회는 테크놀로지에 관한 풍요로움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세탁기라는 발명품 역시 위대한 테크놀로지 중 하나였고, 21세기의 초입인 현재에는 누구나 테크놀로지를 들고 다닌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2015년에는 교실에서 칠판이 사라질 거라고 한다. 교과서도 물론 사라질 것이다. 아이들은 태블릿 PC에 교과서를 넣고 다니고, 수업 시간에는 PC 위에 메모를 하면서 이미지 위에 자신의 문자 이미지를 기록할 것이다. EBS에 등장하는 공부의 왕들처럼, 이제 노트 정리는 컴퓨터 위에 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된다. 그것은 기존 공부 왕들의 습성과 패턴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면서 찬성과 반대가 교차하는 입장들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테크놀로지가 일상화 되면 될수록 반대의 목소리보다는 기본적으로 찬동하는 입장들이 강하다. 휴머니즘을 외치는 많은 이들의 기본적인 태도는 다음과 같다. 테크놀로지의 사용에 있어 일어나는 많은 문제점들은 기계장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오류는 우리의 도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테크놀로지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유용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가 있다.

꽤 그럴듯 한 말처럼 들리지만 현대의 테크놀로지를 연구하는 수많은 이들은 이 답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반문한다. 존 그레이와 같은 이론가들은 "기술 진보는 딱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남겨 두었는데, 그건 바로 인간 본성의 취약함이라는 문제다.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기능을 확장하고, 바꿀 수가 있지만 인간의 본성인 '취약함'이라는 것을 결코 수정할 수 없는 것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인간의 취약한 본성은 테크놀로지를 나쁜 곳에 활용하기 마련이다. 지난 20세기에 아우슈비츠를 가능케 했던 것은 '기차'라는 근대의 새로운 테크놀로지 덕분이었다. 우리는 수많은 홀로코스트 영화를 통해 유대인들이 기차를 타고 수용소로 이동하는 장면을 본다. 무심코 바라보는 비극적인 순간의 장면에는 반드시 '기차'라는 테크놀로지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장면에는 애절한 순간, 인간적 감정을 흔드는 순간이 등장하기라도 하지 현대의 테크놀로지는 점점 더 메마르게 연출되고 있으며, 그러한 순간에 나타난다. 이라크와 중동 지역을 담은 여러 다큐멘터리나 뉴스 화면을 보고 있으면 폭격은 더 이상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꽤 메마르게 죽음의 순간들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교신하는 무전기의 목소리를 통해서이다. 오늘날 우리가 들고 다니는 수많은 휴대폰은 포화 속에서도, 일상 속에서도 메마르게 죽음의 순간을 전한다. 누군가의 죽음을 알게 되는 문자를 받거나 뉴스 기사를 통해 그의 죽음이 메마르게 전해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한 날 세계 최대의 뉴스는 스티븐 잡스의 죽음이었다. 알다시피, 그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만들어 낸 전도사였다.

최근 그의 새로운 자서전이 공개되면서 여러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자서전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투병을 하던 잡스는 민간요법은 물론이고 인터넷에 떠도는 방식을 도입하거나 심령술까지도 치료를 위해 사용해 보았다는 것이다. 이 위대한 테크놀로지의 전도사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죽음을 앞둔 한 인간에게 의료 테크놀로지가 강력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그것은 테크놀로지의 미래의 공백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킨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취약한 존재다. 그 약함은 테크놀로지를 취하는 순간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이순신 장군의 가장 오래된 '이것'이 부산에 있다고?
  2. 2대단지 아파트 입주 앞두고.. 사하구, 장림유수지 '악취 전쟁'
  3. 3강남 역삼동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해자 재산 노린 계획범죄
  4. 4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 4·3 추념식 거행
  5. 5'무법자' 취급 배달라이더, 반찬들고 골목 누비는 사연
  6. 62023 장유누리길 걷기축제, 참가자 3배 늘었다
  7. 7시장 관사 물건 경매 '후끈'... 대통령 미용의자 '300만 원'
  8. 8미국, IRA 세부지침 확정…韓정부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
  9. 9[르포]부산 온 ‘떠다니는 군사기지’ 美 니미츠함 직접 타보니
  10. 10양산시,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나선다
  1. 1[르포]부산 온 ‘떠다니는 군사기지’ 美 니미츠함 직접 타보니
  2. 2민주당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저지대응단’ 후쿠시마 방문 추진
  3. 3후쿠시마수산물 수입 논란까지…尹 대일외교 부정여론 60%
  4. 4윤 대통령 통영 '수산인의 날' 첫 참석 "수산물 세계화 영업사원 되겠다"
  5. 5전봉민 563억 급감…‘국회의원 재산 1위’ 안철수에 내줘
  6. 6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 내로남불 비판 거셀 듯
  7. 7尹 대통령 지지율 4%p 떨어진 30%…작년 11월 이후 최저치
  8. 8“패스트트랙은 꼼수” “김 여사도 특검해야” 법사위 신경전
  9. 9국힘, 부산찾아 2030엑스포 총력 지원 다짐
  10. 10日 후쿠시마 원전 내부 손상 심각, 대통령실 "후쿠시마 수입 없다" 또 강조
  1. 1미국, IRA 세부지침 확정…韓정부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
  2. 2[종합] 무역수지 25년 만에 13개월 연속 적자…반도체 34%↓
  3. 3‘엑스포 무대’ 북항 2단계 준공 2년 앞당긴다
  4. 4대체거래소 예비인가 1곳 신청…경주·전북도 유치전 가세
  5. 5[종합] 전기·가스요금 인상 전격 보류…"한전 등 자구책 우선"
  6. 6지산학 협력으로 고용창출…부산 5년 간 1조 투입한다
  7. 7산업부 "전기·가스료, 당분간 1분기 요금 그대로 적용"
  8. 8한일재계 엑스포 협력모드…부산서 140명 유치전 머리 맞댄다
  9. 9각국 국기 새긴 방패연으로 환영하고 철마 한우·짭짤이토마토로 입맛 잡고
  10. 10[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국민연금 추가납부 할까 말까?
  1. 1대단지 아파트 입주 앞두고.. 사하구, 장림유수지 '악취 전쟁'
  2. 2강남 역삼동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해자 재산 노린 계획범죄
  3. 3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제주 4·3 추념식 거행
  4. 4'무법자' 취급 배달라이더, 반찬들고 골목 누비는 사연
  5. 52023 장유누리길 걷기축제, 참가자 3배 늘었다
  6. 6시장 관사 물건 경매 '후끈'... 대통령 미용의자 '300만 원'
  7. 7양산시,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나선다
  8. 8코로나19 신규확진 1만 명대…일주일 전과 비슷해
  9. 9콜핑 기부 힘입어 밀양시 3개월만 고향사랑 기부금 1억 원 넘어서
  10. 101일 부산·울산·경남… 대기 매우 건조하고 일교차 커
  1. 1프로야구 ‘플레이볼’…롯데·두산 4월 1일 개막전
  2. 24강 6중…롯데 다크호스 될까
  3. 3서튼 “디테일 야구로 거인 팬들에게 우승 안기겠다”
  4. 4유럽파 ‘클린스만의 그들’ 리그서 골 사냥
  5. 5“비거리 고민하는 골퍼, 힘빼고 원심력으로 공 쳐야”
  6. 612초내 투구…경기시간 줄여 박진감 높인다
  7. 7LIV골프투어는 모래지옥?
  8. 8대한축협 '기습 사면' 사흘만 결국 철회, 비난 들끓자 백기든 모양새
  9. 9롯데, 이승엽의 두산과 첫 맞대결…팬들은 가슴 뛴다
  10. 10류현진 ‘PS 분수령’ 7월 복귀
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데카메론-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통영 음식 유곽과 너물비빔밥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이국의 삶에 버팀목 된 나무 外
털머위꽃 할아버지의 깨달음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인공지능(AI) /이성호
덕혜옹주 /강지원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소울메이트’의 두 여배우
‘대외비’ 주연 조진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학창시절·설화…일본 애니 ‘닮은꼴 정서’로 인기몰이
SM 세계관 지워질까 살아남을까…경영권 다툼 격화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50년 전 태어난 그 무대서, 부산시립무용단 다시 쓴 ‘전국 최초’ 역사
불가능이 없는 상상력의 세상, 양자역학 개념이 눈에 보인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272㎏ 육신은 영혼의 감옥이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삶…문 너머 상실을 치유하다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3월 3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3월 2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영화 ‘영웅’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the glory’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3월 30일(음력 2월 9일)
오늘의 운세- 2023년 3월 29일(음력 2월 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내공이 깊은 사람의 말과 글은 쉽다고 말한 임상덕
가요를 시로 옮긴 고려 시대 문신 이제현
  • 유콘서트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