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용의 시네 아고라] 월가의 탐욕이 부른 월가점령 시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07 19:56:11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금융계의 탐욕과 소득 불평등에 저항하는 반 월스트리트 시위 모습.
최근 미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다. 이 시위는 한국의 촛불집회의 경우처럼 구체적인 지도자나 조직없이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일부 젊은이들의 시위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무직자들이 월스트리에 나가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항변하고, 자신들의 견해를 주장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 시위에 대해 여배우 수잔 서랜든,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 '가십걸'의 펜 바드글리, 힙합 가수 탈립 콸리 등이 이들의 상징적 본거지인 뉴욕 주코티 공원을 찾아 지지 발언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달 15일에는 '우리는 99%다'라는 문구와 함께 뉴욕의 타임스퀘어까지 행진을 했다. 문구의 '99%'라는 의미는 월스트리트의 사람들이 1%라면, 우리는 이를 위해 세금을 내는 99%라는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강력한 발언에 해당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월스트리트 점령이 그다지 상세하게 다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지자들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느슨한 연대를 통해 급변하는 정세를 만들어 왔다. 최근에 국내 기사의 상당수는 폭력 시위로 변질된 듯 보이는 사태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루트를 통해 현지 언론이나 입장을 살펴보면 한국 언론의 정보 전달력이 얼마나 폐쇄적인 지를 실감나게 한다.

미국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역시 현재의 불평등한 구조에 대한 불만을 지니고 있으며, 월스트리트 점령은 계기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지지 발언을 한 이가 영화를 사랑하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다. 그는 이번 시위의 상징이 된 인간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금기는 깨졌다. 지금 우리는 가능한 가장 좋은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는 대안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이 영리한 철학자는 단순히 월스트리트를 향해 말을 날리지 않았다. 그가 먼저 보자고 했던 것은 구조의 문제이다.

또한,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순응주의적이고 소극적인 윤리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한다. "우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항의를 희석시키는 거짓 동료의 잘못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카페인 없는 커피를, 알콜 없는 맥주를, 지방 없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그들은 우리를 무해한 도덕적 항의자들로 만들려 하고 있다." 지젝이 즐겨쓰는 수사학 중의 하나인 '카페인 없는 커피'는 정신적으로는 커피라는 쾌락을 누리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인 카페인은 제거된 우리 시대의 향유방식을 의미한다.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카페인을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우리는 건강(윤리)을 이유로 내세워 카페인(본질)을 제거한 채 미소를 지으며 커피의 분위기만을 즐긴다.

지젝은 이러한 태도의 타파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 연설을 통해서도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겨우 콜라 캔을 재활용하거나, 몇 십 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거나, '스타벅스' 카푸치노를 사면서 수익의 1%가 제3세계의 어려운 이들에게 간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는 세계를 거부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두 편의 월스트리트를 다룬 영화를 통해 미국사회 부의 상징인 월가가 어떤 이면을 지니고 있는가를 드라마틱하게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그다지 평가받지 못한 이유는 드라마틱한 월가 인물들의 내용과는 다르게 저 멀리서 빈부의 격차를 실감해야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점 그들만의 리그로 변하는 현실에 대해 현재 미국 사회는 동요하고 있다. 아마도, 인간 사회는 그들만의 리그를 과거처럼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그것이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참여의 권리 주장일 수밖에 없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8. 8[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9. 9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10. 10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6. 6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9. 9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5. 5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3. 3[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4. 4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5. 5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6. 6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7. 7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8. 8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9. 9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10. 10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