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도, 제주도 이상향 부정
- 유토피아의 탄생/주강현 지음/돌베개/1만3000원
'섬-이상향/이어도의 심성사'라는 부제가 붙은 유토피아의 탄생은 이어도가 제주도의 이상향이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해양문명사가인 저자는 '학문적 도발'이라며 이어도가 20세기에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마라도 남서쪽 152㎞에 있는 암초가 '파랑도'를 거쳐 '이어도'로 명명되면서 상상속 섬이 실재의 섬이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제주 무가(巫歌)는 물론 제주 속담사전에 이어도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1929년부터 1935년까지 한국의 민요를 조사한 일본인 다카하시 도루가 제주 민요에서 채록한 후렴구 가운데 '이어도사나' 등에서 이어도를 '이어도(島)'로 설정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이어도를 자신들의 심성 지도에 등재한 '제주도민의 망탈리테(심성 구조)'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제주도민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이어도-이상향' 담론 증폭에 일조했다고 본다. 이어도는 '홍길동전'의 율도국처럼 낙토를 꿈꾸던 민중들의 심성 구조를 이해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 성매매의 실체를 파헤치다
- 매매춘, 한국을 벗기다/강준만 지음/인물과 사상사/1만 2000원
"사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이 있다. 정확한 용어는 '매춘'이 아니라 '매매춘'이다." 저자는 성매매를 다루기 위해 용어의 정의부터 시작한다. 매춘(賣春)이란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00년이 넘는 동안 성매매는 성 구매자보다는 사랑을 파는 여성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왔다. 돈을 주고 성을 사는 행위를 금지한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매춘의 천국이다. 여기에 한국의 이중성이 함축돼 있다. 매춘을 백안시하면서도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한 기지촌 성병 진료소를 설치하고 일본인 관광을 유치하기 위한 '기생관광'을 방치했다.
매매춘, 한국을 벗기다는 한국 사회 문제에 천착해온 저자의 '한국 사회문화사 시리즈' 11번째 저서. 우리 사회에 스며든 매매춘의 뿌리를 살펴보기 위해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와 해방, 미 군정, 군사 정권 등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망한다. 매매춘의 역사 현장을 돌아보며 그 시작과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국가와 권력의 폭력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인권을 아우르는 견해를 담아 내고 있다.
# 인간 박정희에 대한 통찰
- 나, 박정희/신용구 지음/블루닷/1만 3000원
근대화의 신화와 개발 독재의 암울한 그림자, 이면에 깃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 세계와 심리 구조를 파헤친 소설. 저자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정신과 전문의다. 저자는 2000년 '박정희 정신분석, 신화는 없다'는 책을 통해 공격적이면서도 한없이 유약했던 박정희 신화의 실체와 모순된 양극단의 성격을 과감하게 분석했다. 이후 꾸준하게 자료를 모으면서 이번에 박정희 자신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인간적 모습을 강조하는 소설 나, 박정희를 내게 됐다.
저자는 "박정희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경제 개발과 자주독립국가라는 화두와 거기에 깃든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게 이 책의 주제"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박정희에 관한 공과 과라는 이분법적 평가에서 벗어나 그의 행동과 삶이 성장 과정에 따른 트라우마와 콤플렉스에 기인한다고 보고 내면 세계를 탐험하는 방식이다. 박정희가 자신의 저서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밝힌 가난, 자립심, 자주독립국가, 서민, 부패특권사회가 키워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