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현충일이 그냥 노는 날인 줄 알았는데 올해는 우리나라를 지키려다가 돌아가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날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시된 현충일에 대한 사진을 보니 태극기, 아이들이 묵례하는 장면, 무궁화, 기도하는 장면 등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예전에 우리 가족이 유엔묘지에 간 적이 있다. 그곳은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하신 세계 여러 나라 군인들의 무덤이 많았는데 우리 가족이 간 날에 우연히 캐나다 장군이었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내가 그 할아버지가 어떻게 장군인지를 알았느냐 하면 군복에 많은 훈장을 달고 있어서이다.

그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함께 전쟁에 나갔다가 죽은 친구의 묘지를 찾아왔던 것이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현충일에도 가기 어려운데 그 먼 곳 캐나다에서 우리나라에까지 오시다니 참 멋진 장군이신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나와 내 동생에게 이리 오라고 웃으면서 손짓을 하셨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서 나와 동생에게 하나씩 주셨다. 그것은 바로 동전이었는데 보통 동전과 다르게 동전 뒷면에는 캐나다의 대표나무인 빨간 단풍나뭇잎이 그려져 있는 기념주화였다. 우리는 운 좋게도 아주 값진 선물을 받았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지금은 현충일에 대해서 잘 알고 나니 그때 일이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장군 할아버지는 나와 동생 얼굴을 쓰다듬어 주면서 영어로 뭐라고 하시고 우리 가족에게 '굿-바이'라고 한 뒤 천천히 돌아서 가셨다. 아마 나에게 멋진 아이가 되라고 하신 것 같다. 오늘 현충일을 맞이하여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며 그 캐나다 장군 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금명초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