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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 선수. |
원불교 교조이신 대종사께서는 문자로 기록된 경전도 잘 읽도록 하셨지만 우리 앞에 시시각각 전개되는 현실 경전을 더 잘 읽어야 한다고 하셨다(대종경 수행품 23장). 런던 올림픽은 살아 꿈틀거리는 산 경전(經典)이었다. 많은 감동과 깨우침을 얻는 소중한 나날이었다. 펜싱 경기에서는 1초의 시간이 멈추는 바람에 참 억울한 패배가 있었고, 핸드볼 경기에서는 1초의 시간이 모자라 패배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로 5위의 대 성공을 이뤄냈다. 억울하고 아쉬운 부분만 거듭 떠올리고 분통해 하거나 우울해 할 것이 아니라 세계 5위의 성공을 기뻐하고 즐기며 감사해야 할 것이다.
세계 10위의 경제 부국을 이루고 세계 5위의 스포츠 강국을 이룬 우리나라는 정말 장하다. 한때 일제의 식민지였으며, 동족상쟁의 역사를 극복하고 60여년 만에 이뤄낸 결과이기에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배고파하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노력하면 좀 더 발전은 있겠지만 이런 정서는 이웃과 상대를 살피지 못하는 이기심이 되고 욕심이 되어서 큰 재앙을 불러올 수가 있다. 성공은 했어도 얼마든지 불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매우 낮은 행복지수가 이를 말해준다.
아무래도 이번 런던올림픽 경기 중 가장 큰 기쁨을 준 경기는 동메달을 놓고 일본과 겨룬 축구 경기일 것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열리는 경기였기에 일본전 승리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간절했다. 우리의 염원처럼 일본을 2대 0으로 대파했다. 그러나 박종우 선수의 동메달 수상이 보류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했을 뿐인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다만 패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미안해 친구야!' 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만남도 있지만 불안하고 거북한 만남도 있다. 더욱이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도 이런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불가(佛家)에서는 전생으로부터 맺어온 선연(善緣)과 악연(惡緣)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선연도 악연도 다 가까운데서 나는 것이며, 악연도 인연인지라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연도 선연 못지않게 가깝고 중요한 내 인연이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무리 큰 악연일지라도 미워하지 말고 그 악연을 풀고 선연으로 가꿀 것인가를 생각하고 공을 들여야 한다.
일본과의 관계도 근세의 역사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독도 영유권 문제로 더욱 갈등하게 되었다. 우선 일본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가까운 이웃으로서 중요한 인연으로 여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올림픽 축구팀에 일본인 코치 '이케다 세이코'가 함께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찌 보면 대 일본전 승리는 일본인 코치의 합력으로 이뤄진 결과이기도 하다. 놀랍기도 했고,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어려운 문제에만 목숨을 거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겠다. 시험볼 때 어려운 문제는 미뤄두고 쉬운 문제부터 풀듯이 한·일간에도 쉬운 문제부터 풀어가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박 선수의 행동은 우발적인 행동이었다. FIFA에서도 이런 점을 참작하여 좋은 결정이 있기를 기도한다. 아무리 그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분명 우리 땅이다.
원불교 부산진교당 주임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