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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김기덕 감독이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뒤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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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자본주의의 극단적 폐해와 그 안에서의 인간성 상실을 냉혹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 '피에타'는 미켈란젤로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모자(母子)상의 제목으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영화는 '인간 백정 같은 새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등장인물들은 이 주인공 남자를 그같이 부르거나 '악마새끼' 혹은 '인간 쓰레기', '불에 타 죽을 놈', '차에 매달아 갈아 죽이고 싶은 놈'이라고 한다. 사채업자 밑에서 돈을 받아내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강도(이정진 분)는 그 수법이 악랄하기 그지없다. 돈을 갚지 못하면 신체를 절단해 그 보상금으로 나온 보험금을 가로챈다.
김 감독은 영화를 삼등분해서 1부는 이 인간 말종의 행태를 가감 없이 화면에 꽉 채운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벌어지는 지옥 같은 일들이 영화 시작과 함께 숨 돌릴 틈도 없이 관객의 안면을 강타하며 관객의 스트레스와 혐오감을 상승시킨다. 노모 앞에서 아들을 두들겨 패고, 아내 앞에서 남편의 손을 잘라내며 살아가는 강도에게 어느 날 난데없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2부가 시작된다. 30년간 피붙이 없이 엄마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강도는 엄마라는 여인에게 비웃음을 퍼부으며 처음에는 폭력적으로, 극단적인 방식으로 저항한다. 하지만 그러한 부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강도의 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솟아난다.
영화는 3부에 반전을 배치해놓고 강도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인간 개조의 과정을 지켜보나 싶던 관객 역시 3부에서 다시 가슴을 옥죄는 불편함과 맞닥뜨리게 된다. 김 감독은 구원과 자비의 주체는 누구이며, 용서는 누가 누구에게 구해야 하는 것인지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