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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지하철 정거장에서 /에즈라 파운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2-17 20:24:3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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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얼굴들,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


-문예지 '시'(1913)에서



In a Station of the Metro



The apparition of these faces in the crowd;

Petals on a wet, black bough.



-the literary magazine Poetry (1913) -



▶에즈라 파운드(1885~1972)= 미국의 시인, 문예비평가.


에즈라 파운드가 1912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에서 마주친 군중들을 본 순간의 느낌을 일본의 하이쿠 스타일로 쓴 시이다. 이미지즘의 정수로 손꼽힌다. 기차에서 내리면서 어두운 군중의 얼굴을 보다 그 가운데 벚꽃잎처럼 하얀 여인과 아이의 얼굴을 본 연상을 떠올려 쓴 시이다. 짧지만 현대 문명의 한 풍경을 압축한 수작이다. 괴짜였던 파운드가 한국의 지하철 풍경을 마주치면 어떤 시를 쓸까? 스마트폰을 보느라 타인과는 시선을 건네지 않는 낯선 풍경을 만나게 되리라. 살갗을 만지기보다는 기계를 통한 만남에 더 익숙해지는 미래의 풍경이다. 검은 가지 위에 막 꽃망울을 터트리며 매화가 피어날 것이다. 매화는 복제되어 스마트폰의 화면을 장식할 것이다. 꽃피는 지하철이다. 

김혜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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