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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벌판에 서서 /류명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2-27 20:50:0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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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하염없이 부대끼는 바람이었다

흐느끼며 흘러 가버린 가슴 치던 세월

사람 냄새 뒹구는 어둠 속에서

나는 언제나 쓸쓸한 풍경이었다



거침없이 들이키는 내 고단한 담배연기

어쩌다가 텅 빈 여기까지 왔을까

저, 갈 곳 몰라 쏘다니는 바람처럼



삶은 미련없이 꺼져가는 하얀 주마등

아득하구나



나는 이 세상에서 또 무얼 기다리는가



가고 나면 찾지 않는 속시린 이승에서

내 혼자락 어느 하늘 아래서

펄럭이는가

오늘도 글썽이는 바람처럼


-시집 '詩, 다시 쓴다'에서


▶류명선=1951년 부산 출생. 1983년 무크지 '문학의 시대'로 데뷔. 시집으로 '반골' 등


지구 상에 평화는 아직도 요원한가? 자유와 희망을 찾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 각종 테러가 일어나고 전쟁이 터지고 사람을 납치하고…. 인간의 본성은 착한 것일까? 악한 것일까? 정말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임을 명심해야겠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과연 무엇을 기다리며 글썽이는 바람이 되어 흔들리는가.

갈등과 대치는 늘 긴장을 유발한다. 도시 생활 속의 찌든 때를 벗기려면 바닷가나 계곡을 찾으면 좋겠지만, 벌판에 나서보는 것도 절대 뒤지지 않겠다. 가슴을 탁 터놓고 시원하게 소리치든가 실컷 목 놓아 울어볼 수나 있을까. 

이상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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