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대 신부의 복음단상 <39> 마리아 파우스티나 성녀

사랑·용서 더한 '자비의 사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4-05 19:51:22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마리아 파우스티나 성녀
해마다 춘분이 지나 만월 다음에 오는 주일을 부활 대축일로 정한 규정에 따라 교회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마치고 그분의 부활을 기뻐하고 경축하는 부활시기를 맞이하였다. 7일은 부활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로 부활절에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입었던 흰옷을 벗는다 하여 전통적으로는 '사백 주일'이며, 2001년부터는 '하느님 자비의 주일'이라 불리는 날이다. 후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2000년 대희년을 맞아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를 성인품에 올리면서 하느님의 놀라우신 자비를 기념하도록 당부하신 데서 시작되었다.

성녀 마리아 파우스티나(1905~1938)는 가난하고 배운 것은 없었지만, 신심이 깊고 올곧은 가톨릭 농부 집안의 10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열두 살에 학업을 중단하고 남의 집 가정부로 일하며 부모님의 생계를 도왔다. 일찍부터 영적 은총의 삶을 살아왔던 성녀는 자주 그리스도의 환시를 체험하였고, 이를 계기로 20살에 '자비의 성모 수녀회'에 입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성녀에게 나타나 한 손으로 붉은색과 흰색의 두 갈래 빛이 비쳐 나오는 자신의 성심을 움켜쥐고, 다른 손을 내밀어 강복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이를 그림으로 그려 배포하게 하였고, 예수 성심을 공경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라는 사명을 주셨다.

성녀는 자신의 일기에서 그 사명을 첫째, 모든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대해 성경이 전하는 신앙의 진리를 세상에 일깨우고, 둘째, 하느님 자비의 신심을 앙양하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자비를 간청하며, 셋째, 이 신심운동의 목표는 그리스도교의 완덕을 위한 것이라 요약하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하느님 자비의 사도'였던 파우스티나 수녀를 2000년 대희년과 새 천년기를 시작하는 가톨릭교회를 위해 첫 성인으로 시성한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교황은 이미 1980년에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발표하여 물리적이고 윤리적인 악이 팽배한 세상이 대립과 긴장으로 치닫고 있음을 통탄하면서 교회가 먼저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고, 나아가 하느님 자비의 관리자이며 분배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교황은 오늘날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정한 정의보다 사랑과 용서를 더한 자비라 보았던 것이다.

예수님의 처절한 죽음은 제자들을 두려움으로 몰아넣었고, 빈 무덤은 토마스 사도를 방황하게 하였다. 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은 토마스의 불신앙을 용서하시고, 그들에게 성령의 숨을 불어넣어 세상의 죄를 용서하는 '자비의 사도'로 파견하신다.(요한 20, 19-31 참조) 세상은 하느님의 아들을 단죄하였고,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장본인이 아닌가. 그런 세상을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도 예수님도 본 적이 없음에도 하느님의 존재를 믿고 예수 부활의 증인이 된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입은 사람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나설 차례가 되었음을 깨달아야 하겠다. 부활하신 주님은 일찍이 하느님의 첫 숨을 받아 생명체가 된 우리를(창세 2, 7 참조) 다시금 성령의 숨으로 탄생시켜 세상과 이웃을 향한 자비의 사도가 되게 하신다. 일상이 주는 정신적, 물리적 고통과 시련에 맞서지 못하고 쉽게 주저앉아 버리는 우리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세상을 향하여 나가자. 내가 먼저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고, 어떤 잘못이든 용서하지 못하는 자와 용서받지 못하는 자가 없도록 용서에 사랑을 더하여 자비를 베푸는 사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몰운대 성당 주임신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3. 3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4. 4[근교산&그너머] <특집> 추석 연휴 가볼 만한 둘레길 4선
  5. 5늦여름 담양대숲 청량하다, 초가을 나주들녘 풍요롭다
  6. 6“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7. 7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8. 8‘교섭’‘헌트’‘존윅4’ 극장서 놓친 작품 즐기고, ‘무빙’ 몰아볼래요
  9. 9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10. 10[서상균 그림창] 추석 밥상
  1. 1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2. 2여야,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안 내달 6일 표결키로
  3. 3檢 2년 총력전 판정패…한동훈 “죄 없단 뜻 아냐, 수사 계속”
  4. 4구속 피했지만 기소 확실시…李 끝나지 않은 사법리스크
  5. 5위증교사 소명돼 증거인멸 우려 없다 판단…李 방어권에 힘 실어
  6. 6부산 민주당, 전세사기 유형별 구제책 촉구
  7. 7국힘 ‘여론역풍’ 비상…민주 공세 막을 대응책 고심
  8. 8부산시민 52.8% “총선 때 尹정부에 힘 싣겠다”
  9. 9[부산시민 여론조사]한동훈 28.1%, 이재명 27.4%…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박빙
  10. 10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3. 3BPA, 항만 근로자 애로사항 청취
  4. 47월 부산 인구 1231명 자연감소…경북 등 제치고 전국 1위
  5. 51인당 가계 빚, 소득의 3배…민간부채 역대 최고치
  6. 6국제유가 다시 90달러대로…추석 전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7. 7추석 뒤인 10월, 부산에서 1115가구 분양
  8. 8긴 추석연휴 ‘추캉스족’ 모여라…롯데아울렛 ‘홀리데이 페스타’
  9. 9아프리카 섬나라에 '부산엑스포 유치' 사절단 30명 파견
  10. 10“지난 5월 아시아나 ‘개문 비행’ 때 항공사 초동 대응 부실”
  1. 1[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2. 2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3. 3“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4. 4부산시 생활임금 심의 투명성 높인다
  5. 5지인에게 빌린 수술비·투석비용 지원 절실
  6. 6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8일
  7. 7영도 ‘로컬큐레이터센터’ 세워 도시재생 이끈다
  8. 8오수관 아래서 작업하던 인부 2명, 가스 질식돼 숨져
  9. 9과속 잦은 내리막길 12차로 건너야 학교…보행육교 신설을
  10. 10추석 코 앞인데…부산 체불임금 작년보다 110억 늘었다
  1. 1부산의 금빛 여검객 윤지수, 부상 안고 2관왕 찌른다
  2. 2한가위 연휴 풍성한 금맥캐기…태극전사를 응원합니다
  3. 3럭비 척박한 환경 딛고 17년 만에 이룬 은메달
  4. 4‘요트 전설’ 하지민 아쉽게 4연패 무산
  5. 5행운의 대진표 여자 셔틀콕 금 청신호
  6. 6사격 러닝타깃 단체전 금 싹쓸이…부산시청 하광철 2관왕
  7. 7한국 수영 ‘황금세대’ 중국 대항마로 부상
  8. 8구본길 4연패 멈췄지만 도전은 계속
  9. 9김하윤 밭다리 후리기로 유도 첫 금 신고
  10. 10박혜진 태권도 겨루기 두번째 금메달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토기 큰 항아리
상지건축과 함께하는 오 부산-유산과 미래
구호품 90% 부산항 집결…분유부터 재봉틀까지 총망라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2000년 역사 로마의 흥망성쇠 外
세상의 평화는 밥상서 시작된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환희/전용신
가을바람 /임종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마스크걸’ 이한별과 고현정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
‘달짝지근해: 7510’의 유해진과 김희선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각기 다른 장르 韓영화 4파전…추석 누가 웃을까
OTT와 경쟁 이길 수 있나…영화티켓 인하 논의할 시점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손민수가 2년 전 약속한 협연 무대, 관객과 로비인사 재개도 감개무량
더 순박한 인니판 ‘7번방의 선물’ 몰랐던 세계, 동남아 영화를 만나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잠’ 은밀히 감춘 문제의식…웰메이드 공포물의 표리부동 미덕
‘원자폭탄의 아버지’ 삶과 고뇌…비극적 아이러니에 관한 통찰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9월 27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9월 26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그레이트풀 캠프 참관기
나는 솔로 16기-돌싱특집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9월 27일(음력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3년 9월 26일(음력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휴가 받아 고향에서 추석 쇠는 즐거움을 노래한 오숙
구차하게 사는 걸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말 한 맹자(孟子)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