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오물조물 갖고 놀다 보면
어느새 흙과 이야기하고 있다
누굴 봤고 뭘하고 있었는지
몇십년 전 자기가 돌이었을 때
무서운 광경봤단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같은 언어 쓰는데
같은 나라 사람 같았는데
서로에게 총칼 겨누고 있었단다
형제 자매끼리 싸우면
곧 화해하니까
곧 그만두겠지
생각했단다
그게 아니었단다
지칠 때까지 싸우다가
서로 보고 싶지도 않았는지
철조망을 세우더라
자기는 군화에
차이고 차여서
지금 흙이 되어 있단다
군화를 다신 보고싶지 않단다
남문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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