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에 대해 말이 많다. 거대한 쓰나미 같은 전면 유리벽이 서울 시청 본관을 덮칠 듯 너무 위압적이라거나, 고전적인 형태의 옛 서울 시청 본관과 유리 건물인 신청사가 따로 논다거나, 외계 물체가 착륙한 것 같다며 주변 도시 문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한다. 다른 호화 청사들과 비교하며 아직도 저런 유리 온실 건물을 짓느냐며, 여름과 겨울 냉난방비는 어떻게 감당할 거냐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형태와 외관에 관한 지적이다.
만약 지금의 13층짜리 '쓰나미' 건물이 아니라 원래 안대로 건물이 지어졌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지 궁금해진다. 원래 당선안은 거대한 항아리 모양의 21층 건물이었다. 또한 지금의 신청사가 태극문양, 회오리, 성냥갑의 말도 안 되는 형태를 강요한, 상식을 벗어난 과정을 거쳐 지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울시 신청사는 '최악의 건물'이 아니라 '최악의 과정'이라고 해야 맞다.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조한 글·사진/돌베개/1만6000원
누구나 자기가 나고 자란 동네를 기억한다. 물론 사는 게 바빠서, 또는 다른 곳으로 터전을 옮겨 우리 동네가 변하는 모습을 일부러 발견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살던 곳이 이렇게 바뀌었나'고 깨닫고 예전의 모습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인 저자가 자신이 자란 동네 서울의 모습을 되짚어 본 책이다. 그가 기억하는 과거 서울의 공간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며 옛 시간의 흔적을 그리워하고, 너무 바뀌어버린 모습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책에는 서울의 구석구석이 담겨 있다. 1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는 홍대 앞, 인사동 등 골목길을 탐방하고 2부 '모두의 서울, 나만의 그곳'은 저자에게 각별한 낙원상가 등을 소개한다. 3부 '이곳에 쌓인 시간이 좋아라'는 이상의 집 등 옛것을 새롭게 만들어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공간을 소개하고 4부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는 이미 익숙해진 우리 주변의 건물을 향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건축가답게 저자는 각 공간을 건축학적인 시각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때로는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을 그려넣기도 하고, 자신이 바라는 공간의 구조를 붙여놓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것을 잘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