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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행(왼쪽), 손수자 |
올해는 말의 해다. 그것도 청마의 해다. 얼마나 기운찬 일인가? 300여 편의 동화를 읽고 응모해주신 작가들의 치열함을 만날 수 있어 반갑고 든든했다.
열심히 공부하듯 장시간에 걸쳐 두 심사위원은 숙독하면서 1차 열세 편을 뽑아서 돌려 읽었다. 논의한 결과 '둥글납작 기억공장', '나루와 번개', '달빛이 스며드는 헌책방', '아빠의 하이힐', '노란 우체통', '동물원이 된 버스' 모두 여섯 편이 남았다. 거듭 다시 읽고 논의한 끝자리에 '달빛이 스며드는 헌책방', '아빠의 하이힐', '동물원이 된 버스' 등 세 편이 최종 심사 대상이 됐다.
'달빛이 스며드는 헌책방'은 헌책들이 지니는 동화적 상상력과 펼쳐내는 서사성은 걸쭉하나 동화가 지녀야 할 감성과 따뜻함이 덜하다는 평으로 옆으로 밀려났고, '아빠의 하이힐' 역시 우리 사회의 단면이면서 문제로 화두가 되고 있는 전업주부 아빠의 이야기를 맑고 투명한 어린 시선으로 그려 찡한 느낌은 있으나 '이것이다' 하는 주제성을 내놓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결국, 마지막 남은 작품은 '동물원이 된 버스'였다. 이 작품은 단일 구성으로 미지의 세계로 팔려가는 중고차를 의인화해 배에 실려 가는 여정을 현실감 있게 그렸을 뿐 아니라 그 장면들을 박진감 있게 묘사하여 한 폭의 삽화로 살려 쉽게 읽힐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데서 오는 흥미감이기도 하고, 작가의 만만치 않은 역량이기도 할 것이다. 몽골의 광활한 사막에서 새 주인을 만나는 유연성도 좋으나, 어둠 속에서 울려 나오는 생명력이 더욱 좋았다. 다시 말하면 자연과 기계문명이 만나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낸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읽는 듯 묘한 생명감에 차있다.
당선을 축하하며 아깝게 기쁨을 누리지 못한 분들에게도 분발하시라는 격려의 인사를 접어놓는다. 동화는 일상의 일들을, 더 감동 있게 변용시키는 작업이라는 말을 상기해보면서 정진을 빈다.
심사위원 임신행 손수자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