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산 남구 우암로 감만창의문화촌에서 '지역문화진흥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지역 문화현장 토론회'가 열렸다. 광역자치단체 문화재단을 대표하는 '시·도 문화재단 대표자회의'(이하 대표자회의)와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이 뭉친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이하 전지연)가 공식적으로 처음 한자리에 모여 지난 연말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의 효율적인 시행령 마련을 목적으로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결론적으로 이날 토론회는 양측의 엇갈리는 시선을 극명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먼저 불을 붙인 쪽은 전지연이었다. 전지연을 대표해 발제에 나선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은 "중앙정부 정책 파트너로서 전지연의 위상 강화가 필요하고 사단법인 등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지연에 가입하지 않은 기초문화재단뿐만 아니라 광역문화재단의 참여를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즉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전지연에 광역문화재단이 가입해달라는 뜻이었다.

대표자회의 쪽은 난색을 표했다. 박상언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광역과 기초문화재단이 한울타리에서 논의가 가능하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따로 가되 함께 가자'는 생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전지연은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전지연 관계자는 "광역과 기초가 합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통 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김보성 전지연 회장은 "대표자회의 모임 때 불러주면 참석해서 설명하겠다"고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대표자회의 간사 재단인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오는 27, 28일 올해 대표자회의 첫 회의를 광주에서 한다. 그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표자회의는 광역과 기초문화재단의 역할과 영역을 정립하자고 제안했지만, 전지연 측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양측의 시각 차이를 여실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