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 다가왔다. 자녀 선물로 고민하는 부모에게 선택의 시간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올해는 그런 부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겠다. 가장 고전적이면서 가장 훌륭한 선물. 바로 책이다. 그런데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 서점과 인터넷에 어린이 책이 너무 많다. 옥석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동문학 작가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추천된 작품은 최신 동화부터 서양의 고전 작품까지 다양하다.

손수자 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은 지난해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이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펴낸 '한국동화문학선집'(2013)을 꼽았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 100명의 대표작 선집 100권이다. 100권이 너무 많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무작위로 선택해도 되고 좋은 것만 골라 읽어도 된다. 특히 여기에는 손 회장을 포함해 이주홍 배익천 정진채 김문홍 최영희 안미란 소민호 등 부산 출신 작가 8명과 경남 창원시 마산에 거주하는 임신행 작가 작품도 들어있다. 손 회장은 자신의 동화집 '가슴마다 사랑'(1994)도 추천했다. 새엄마와의 관계를 그린 이 작품은 최근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족 문제와 연관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공재동 작가는 영국의 여류 동화작가인 위더의 '플랜더스의 개'(1872), 미국 동화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쓴 '샬롯의 거미줄'(1952)을 추천했다. 둘 다 동물을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런 면에서 공 작가는 어린이가 꼭 한 번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대부분 동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플랜더스의 개'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대표적 작품이다. TV에서 만화영화로 소개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개 '파트라슈'는 친숙하다.

배익천 작가는 '첼리스트 코오슈'(미야자와 겐지 동화 선집)를 우선 추천했다. 저자 미야자와 겐지(1896~1933)는 37년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일본 작가. 그가 1924년 환상적인 은하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쓴 '은하철도의 밤'은 그 유명한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이다. 국내에서 동화가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할 때 미야자와 겐지는 시대를 앞선 판타지 동화를 발표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배 작가는 이어 원로 동시인 문삼석의 동시집 '그냥'(2013)을 꼽았다. 이는 문삼석 동시인이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자신의 동시 중 100편을 가려 실은 것으로 우리나라 동시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신문 신춘문예 출신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는 권타오 작가는 올해 발표된 동화인 소중애 작가의 '짜증방'과 이규희 작가의 '악플 전쟁'(2013)을 추천했다. '짜증방'은 어린이가 짜증을 습관처럼 내는 것을 재미있고 교훈적인 동화로 엮었으며 '악플 전쟁'은 사이버 공간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악플에 관한 내용이다.

최근 '못골 뱀학교'를 낸 양경화 작가는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가 쓴 '줄리와 늑대'(2005), 한아의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2014)를 추천했다. '줄리와 늑대'는 인간 문명과 자연에 관해 먹먹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고 양 작가의 동료인 한아의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뤄 어린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날을 맞아 각 분야를 대표하는 17명이 어린이 문학의 고전을 추천한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반비·1만5000원)이 나와 부모들이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어린이날 책 추천 작가 추천 작품 손수자 '한국동화문학선집', '가슴마다 사랑'(손수자) 공재동 '플랜더스의 개'(위더), '샬롯의 거미줄'(엘윈 브룩스 화이트) 배익천 '첼리스트 코오슈'(미야자와 겐지 동화 선집), '그냥'(문삼석 동시집) 권타오 '짜증방'(소중애), '악플 전쟁'(이규희) 양경화 '줄리와 늑대'(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