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리뷰] '멘붕' '여보오옹' 대사에 객석은 킥킥…오페라, 격식 벗어던졌네

오페라 인 콘서트-피가로의 결혼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14-10-19 19:20:0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립교향악단이 공연한 '오페라 인 콘서트-피가로의 결혼'의 한 장면.
오페라가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오페라 인 콘서트-피가로의 결혼'에서는 '멘붕' '여보오옹~' '훈남'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유행어 자막이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엄숙한 공연장이 관객들의 킥킥거리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 꾸벅꾸벅 잠을 이기지 못했던 관객도, 심드렁하게 지켜보던 관객도 자세를 바로잡았다. 신조어 몇 개가 공연 전체에 시원한 청량감을 불어넣었다.

오페라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아리아 가사를 무대 뒷 벽에 영사한다.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대사를 번역한 내용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게다가, 대다수 오페라가 몇 백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극중 대사를 그대로 번역한 자막은 현대 대중들의 정서와는 적잖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피가로의 결혼'은 그 자체가 권위의 파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하인의 결혼식에 초야권을 부활하려는 남작에 '감히' 맞서는 하인들의 모습은 당시 귀족들의 권위를 파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당시 귀족은 이제 없지만, 전통 예술은 아직도 대중들에게 문턱이 높고 권위적이다. 하지만 이날 공연 자막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신조어를 사용해 '오페라'라는 전통 예술이 갖고 있는 권위를 파괴한 참신한 시도였다. '피가로의 결혼'의 의미가 현대 문화에 적절하게 응용됐다.

이날은 보통 '서곡' 연주 때 나오는 하인들의 청소 장면을 과감히 생략한 점이 눈에 띄었다. 무대 디자인은 다소 썰렁해 보였지만, 세워진 침대 등의 시도는 참신했다. '진짜 오페라'를 표방한 공연이지만, 오페라 합창이 일체 등장하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은 극 중 케루비노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김수현 등의 '몸개그' 투혼으로 어느 정도는 상쇄됐다. 한 관객은 "공연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때 쯤 케루비노가 흥얼거리는 '부산갈매기' 등으로 분위기를 환기한 연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6. 6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7. 7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8. 8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해수부, 안전관리 빛난 광안리 ‘우수 해수욕장’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0. 10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7. 7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