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인간의 감정은 모두 욕망에 기초하고 있다.

인간에게 감정이 없다면 어떨까. 겨울의 문턱에서 마른 가지에 몇 닢 남은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이 없다면 우리의 일생은 얼마나 메마를까. 혹은 건강하고 밝은 미소로 길을 걷는 젊은이들을 바라볼 때 가슴 속에 피어나는 어떤 잔잔한 만족감! 행복이 없는 인생은 무엇이 삶의 동력으로 역할을 하며 우리는 어떤 의욕을 일으켜 삶의 실속을 채워가고 의미 있어 할까.

적어도 인간에게 가장 특별한 특징으로 자리 잡은 '감정'이라는 마음의 메커니즘! 사람에게 있어 너무나 귀하고 아름다운 보물이다.

오늘을 사는 내 인생도 역시 이 감정에 의해 하루하루를 엮어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내게 일어나는 감정이 나에게 소중하고 나의 자존심과 가치와 행복과 삶의 실속이라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감정이라는 것이 모두 사실은 인간의 욕망에 기초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적이 놀랄 일이다. 인간의 감정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또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키며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니만치 그 감정에 따라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물, 환경, 일과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며 선택하고 버리고 떠나고 찾아 나선다. 그래서 70억 명이 넘는 이 모든 인간, 7000년을 이어오는 역사의 파란만장함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욕망이라는 것이 환경을 만나 어떤 감정으로 그렇게 화려하게 변신하게 할까. 우리는 남들과 다른 고상하고 우아하며 수준 높고 격조 있는 감정과 행복의 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별다른 것이 없다. 욕망이 긍정적이면 긍정적인 감정이 일어나고, 부정적이면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난다.

욕망이 이뤄지면 만족감이 기쁨을 일으켜 내 것이 되고 내 꿈이 깊었다면 행복감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다지 큰 꿈이나 노력 없이 이뤄진 현실은 즐거움을 주게 되고 그것이 단순한 육신의 일이나 고상하다고 여기는 정신의 일이나 매한가지이다.

반대로 욕망이 좌절되면 화가 나고 고통이 따르며 아픔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내 욕망을 좌절시킨 환경이나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며 원수로 여기기도 한다. 만약 욕망을 좌절시킨 원인이 사람이 아니면 미워할 대상이 없으므로 스스로 고통을 느끼게 되고 욕망 좌절의 원인이 내가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면 화는 우리가 알게 혹은 모르게 슬픔이라는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물론 슬픔도 상황과 처지에 따라 여러 가지 옷을 입기도 하겠지만, 희망이란 마치 물이 그 흐를 구멍을 찾듯 욕망이 그 실현을 위한 길을 얻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고, 절망이란 나의 욕망이 길을 찾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런데 욕망이란 우리가 가치를 부여한 의미에 의하여 그 뿌리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가치가 부여된 구조를 우리는 가치관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은 우리가 사회구조에서 배우고 부모로부터 배우며 경험에서 배워 형성한 의미 부여의 역량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니 바른 교육은 사람의 행복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교육할 때 인문학을 그 어떤 것들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며 정신에 관한 교육과 종교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야 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도록 교육자와 종교인들은 깊은 책무를 느껴야 한다.

원불교 정관교당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