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원 교무의 마음의 거울 <13> 마음과 참 나

생각을 일으키는 근원을 생각해보길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입력 : 2015-01-30 19:48:35
| 본지 11면

생각과 마음들을 일으키는 저 너머에 있는 참 '나'가 무엇인지 한 번 찾아보자.

매시간 매초 끝없이 일어나는 많은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근본적인 동력은 자기에 대한 사랑이다. 이 사랑이 확장되면 자식을 비롯한 가족, 친척이 되고 차츰 내 집과 옷과 직장과 이웃으로 번져간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 모두는 다 내가 아니다.

자기에 대해 끝없는 사랑과 다독임, 투자 이것이 삶을 엮어가는 힘이다. 그런데 이런 끝없는 행동과 생각, 노력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되는 '나'란 무엇일까. '그야 내 몸과 마음이지'라고 간단히 답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자기를 생각해 보면 이게 그렇게 쉽지 않다.

종교인들은 대체로 마음을 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몸이란 부모로부터 비롯해 태어나 여러 가지 음식을 먹고 다양한 운동 속에 자라 성인이 되지만 이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노화와 죽음으로 달려가는 화살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100세를 다 살고 간다 해도 사실 그게 얼마나 되나?

만약 이 글의 독자가 60세만 넘은 사람이라면 몸으로 나라고 하기는 너무나 허탈해서 이건 진짜 아니야 하는 느낌에 완전히 공감할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단기간에 늙어 추해지는 이 몸을 나라고 할 수 없는 정서적 도그마에 빠져 몸은 내가 아니요, 마음이 진정한 나로서 죽음과 다시 태어남을 반복하며 영원히 살아간다는 스토리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또한 마음이라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처음부터 한결같은 '나'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다.

어려서 부모로부터 그 사고와 감정의 틀을 이어받고 개인적, 사회적 특수한 경험들과 교육으로 우리의 생각은 돼지몰이를 당하듯 겨우 내가 보고 느낀 속으로 그 정해진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나의 독특성, 나만의 특별함을 강조한다고 해도, 그것조차도 알뜰히 다른 사람들 같은 공통적인 특징일 따름이니 말이다.

우리 마음은 우리 몸과 꼭 같이 하나의 경험에 의해 성장하고, 하나의 생각에 따라 깊어져 심미적이 되며 생각들이 섞여서 성장하고 아픔과 인내 속에서 포용력이나 여유가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나만의 특징적인 사고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가?

우리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말로 표현할 수도 있고, 글로 쓸 수도 있고, 눈짓으로, 혹은 몸짓으로 혹은 어떤 물건들로도 표현할 수가 있다. 또 말 하나도 참 많은 방법과 스타일을 가지는데 그 방법이야 어찌 몇십 가지로 한정하겠는가?

마찬가지로 우리의 참 모습 진정한 나는 이렇게 몇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감정이다. 물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이것이야말로 '나'라고 여기는 합리적 판단, 이성적 사고 등도 내가 '나'라고 여기는 것이다.

분석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의 지신적 특징을 감정, 이성, 감각, 직관의 네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는 학문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것이 정신적 특징이지 '나'는 아닐 것이다.

여기에 대하여 불교 특히 선가(禪家)에서는 '마음'이란 단지 나의 참된 모습이 아니라 내가 부리는 노비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