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슈아이 감독이 5일 오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마스터클래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지아 장커, 장위엔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제6세대 감독이자 올해 AFA(아시아영화아카데미)의 교장인 왕샤오슈아이의 BIFF 마스터클래스가 5일 오후 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AFA의 학생들과 시네필들이 참석해 영화감독과 영화 작업에 대한 왕 감독의 생각을 진지하게 들었다.

왕 감독은 모든 것이 서툴렀던 자신의 첫 촬영 이야기로 운을 뗐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며 선택하기를 바랐다.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해야 했다. 앞으로 많은 영화를 찍어야 하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것은 감독이 겪어야 할 고통이다"며 신인 감독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영화감독이 가져야 할 자질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로 영화감독은 개인의 마음과 눈, 생각을 통해 우리 생활을 표현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감독으로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판단"이라고 밝혔다. 촬영하면서 커트마다 '예스 또는 노'를 판단하고, 커트마다 연기, 조명, 촬영에 대해 선택해야 하는데, "촬영 현장의 감독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으로 "촬영하는 지역의 특징, 중국어로 '풍미'가 중요하다"며 "중국 감독이라면 중국에 대한 자신의 느낌, 중국 사람들 간 감정을 영화에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나라, 사회 현실, 역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중요성을 들었다. "자신의 사회에 대해 특별히 느끼는 것이 없다면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부족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진다면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분간 진행된 이날 마스터클래스에서는 주로 영화학도가 참여한 강연답게 진지한 주제가 오갔다. 왕 감독은 "베이징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머리와 입속에 불고기 향이 맴돌았다. 부산은 기억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을 것"이라는 끝인사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