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지태가 5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영화 '붕붕! 달려라 개구장이 레이븐'의 목소리 연기를 하고 있다.

- 붕붕! 달려라 개구장이 레이븐
- 뮌쇼폴 감독 친절한 눈높이 설명
- 김호정·문소리도 다른 작품 봉사

5일 오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이 떠들썩했다. 하지만 누구도 엄숙한 목소리로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흐뭇한 미소로 쳐다봤다. 올해 성년식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특별한 시네필이 찾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어린이들.

이날 영화는 지난해부터 BIFF가 현재의 관객층을 넓히고 미래의 시네필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와이드 앵글 섹션의 특별 프로그램 '시네키즈'로 상영된 독일 우테 폰 뮌쇼폴 감독의 '붕붕! 달려라 개구장이 레이븐'이었다. 하늘연극장 1,2층을 가득 메운 어린이들은 부산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몰려온 어린이 400여 명.

무대에 뮌쇼폴 감독과 특별한 손님인 배우 겸 감독 유지태가 등장하자 어린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손뼉 쳤다. 뮌쇼폴 감독은 "한국 어린이들과 같이 영화를 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어린이들과 좋은 영화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유지태는 무대에서 내려와 음향석으로 가면서 어린이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리고 음향석에 앉아 입을 풀고 대사 연습을 하면서 영화를 기다렸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역시 어린이들이었다. 영화에 몰입하면서 하늘연극장 안에는 순식간에 정적뿐이었다. 만화 캐릭터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표현한 유지태의 목소리를 따라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빠져들었다.

이날 극장에는 또 다른 배우가 눈에 띄었다. 6일 영화 '스톤보이와 아주 신기한 여행'으로 참여하는 배우 김호정이 미리 극장을 찾아 혼자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재미있는 순서가 기다렸다. 뮌쇼폴 감독과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 어린이들은 순수한 마음을 담아 질문했고 뮌쇼폴 감독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게 설명했다.

올해 시네키즈에는 유지태, 김호정과 함께 배우 문소리가 '자막 읽어주는 서비스'에 참가해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혼자서 한 시간 이상 자막을 읽고 여러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배우들이 흔쾌히 수락했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연기에 있어서 프로들이라 사전에 나름대로 준비와 연습을 철저히 했다"며 "어려운 일에 참여해 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