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서순용 선임기자 |
- 다섯 인물의 억척스러운 삶
- 3년간 담은 다큐멘터리 찍어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경쟁' 섹션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영도에 사는 다섯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우리가 익숙하게 느꼈던 영도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이들의 삶이 영화의 중심에 놓였기 때문이다. 영도에 들어가 3년간 그들을 기록한 김영조(45) 감독을 만났다.
"부산에서 오래 살았지만 영도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지인의 소개로 조선소에 근무하는 분을 만났는데 그와 가까워지면서 영도를 알게 됐고, 몇 번 오가며 공간을 카메라에 담아야겠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영도' 하면 떠오르는 조선소 노동자, 해녀를 주인공으로 해야겠다 싶었는데 영도대교 옆 점바치골목이 눈에 들어왔고 그곳이 사라진다는 얘길 듣고 인물을 추가했죠. 점바치골목에 사시는 또 다른 할머니는 우연히 알게 됐는데 캐릭터가 재밌어서 찍게 됐고요."
이 영화는 영도에서 사라진 것의 기록이기도 하다.
"영도대교 도개 이후 관광이 중요해지면서 점바치골목, 해녀촌 등이 도시개발 계획에 의해 없어졌어요. 점바치골목은 한국전쟁 이후 영도대교 주변을 문전성시로 만든 역사이자 명물인데 그렇게 사라져 아쉬워요. 할머니들이 준비도 제대로 못 하고 쫓겨나듯 나가셔서 안타깝고요. 영화 속 조선소도 지금은 철거해 주인공이 다른 일을 하고 계세요. 영화 속의 공간은 사라졌지만 그분들의 삶은 계속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의 억척스러운 삶에 푹 녹아들 수 있는 것은 영도의 아름다운 풍광 덕분이기도 하다. 영도가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새삼 놀랄 정도다.
"영도의 공간에 익숙해지는데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부산에서도 굉장히 이질적인 공간인데 막상 들어가 보니 평범한 삶의 공간이더라고요. 굳이 사람의 손(개발)을 대지 않아도 좋을 곳. 그래서 삶의 공간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카메라를 들고 많이 기다렸어요."
그는 경성대 연극영화과, 프랑스 파리8대학을 졸업하고 '가족의 초상' '태백, 잉걸의 땅' '사냥' 등으로 이름을 알린 중견 감독이다. 2011년 영화사 월요일 아침을 차리고 부산에서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태백…' 이후 두 번째 BIFF에 초대받았어요. 매년 관객으로 영화제를 즐기다가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되니 기분이 다르네요. 다큐멘터리는 이야기의 끝이 없어요. 아마 생의 마지막까지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