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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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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판3선승제 승부 결정났지만
- 자존심 회복 위해 절치부심
- 친한 선후배와 밤새우며 연구
- 李 9단 밀리지 않고 '승부수'
- 이후 알파고 실수남발 결국 항복
이번 제4국도 힘들 것으로 보였다. 제1~3국에서 보여준 알파고의 실력이 예상 외로 막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알파고는 '난공불락'이란 얘기도 나왔다. 게다가 이세돌 9단이 3연속 불계패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겪었을 심리적 불안감도 이런 추측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세돌은 강했다. '인류 대표'로서 불굴의 의지로 알파고를 몰아붙였고 알파고는 당황한 듯 이해하기 힘든 수를 남발하며 무너졌다.
이세돌 9단은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초인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했다. 전날 제3국까지 내리 불계패하면서 5전 3승제인 이번 대결의 승자는 알파고로 이미 결정됐다. 따라서 이날 4국의 관전 포인트는 인간 대표로서 이세돌의 자존심 회복 여부였다.
이세돌은 지난 12일 3차전 패배 후 "승패는 갈렸지만 능력을 평가할 때는 1∼3국보다 4, 5국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첫 승의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은 자신을 향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알파고의 항복을 이끌어냈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로부터 대국 제의를 받은 뒤 "5전 5승을 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첫 대국 전날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의 원리에 관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의 설명을 듣고나서 "아직도 여전히 자신감은 있다"면서도 "5 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자신감 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지난 9일 제1국에서 알파고에 뜻밖의 불계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은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며 앞으로의 승률을 5 대 5로 더 낮췄다. 10일 제2국에서는 자신의 기풍을 버리고 '돌부처' 이창호 스타일로 견고한 바둑을 펼쳤지만 알파고는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이세돌은 절치부심했다. 친한 프로기사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알파고를 연구했다. 12일 제3국에서 이세돌 9단은 자기 본연의 전투적인 스타일로 알파고에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스스로 돌을 거둬야 했다.
마침내 13일 제4국. 최종 승리를 알파고에 내주기는 했지만, 이세돌 9단은 부담이 한결 덜한 듯 했다. 그는 작정한 듯 '2국 판박이' 바둑을 두며 초반을 시작했다. 2국을 복기하며 준비한 필승작전이었다. 이세돌은 한때 거대한 집을 만든 알파고에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수로 알파고를 흔들었다. 알파고는 이세돌의 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 의문수를 쏟아냈다. "실수가 확실하다"는 프로기사들의 평이 이어졌다.
알파고는 고도의 계산력을 바탕으로 끝내기에서 뒤집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세돌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수를 연발한 알파고를 더 밀어붙인 끝에 불계패를 이끌어냈다. 조봉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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