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부산연극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부문이 최우수연기상이었다. 30~40대가 연출을 장악한 데 이어 연기상 왕좌에도 20대가 올랐다. 제34회 부산연극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이태성(28·사진) 씨가 주인공이다.
이 씨는 극단 누리에의 '구멍 속 구멍'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무인도에 들어가 불법포획한 고래를 해체하는 수인 역을 맡았다. 수줍음 많은 순진한 청년에서 악마 같은 밑바닥을 서서히 드러내는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2010년 부산연극제 신인상을 받은 뒤 2014년과 지난해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최우수상까지 타면서 초고속 성장했다.
이 씨는 "수상을 전혀 예상 못했다"면서 "매번 상을 타서 어머니께 갖다드리며 3년 만 더 연극을 할 수 있게 봐달라고 했는데 이번에 또 3년간 더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고등학생 시절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실용음악을 공부했던 그는 부산예술대 연극과 재학 중 극단 누리에에 입단하며 정통 연극의 길로 들어섰다. 하나뿐인 아들이 '편하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가길 바라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수인을 연기하기 위해 범죄 뉴스를 보면서 인간성에 대해 탐구했다는 이 씨는 "이혁우 선배처럼 카리스마 있고 진실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