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도 공연 당일 출산을 하면서 시상식에 참석 못했는데…기쁘고 감사하다고 써주세요!"
제34회 부산연극제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바문사)의 최은영(45·사진) 대표가 웃었다. 다른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최 대표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시상식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최 대표를 대신해 극단 기획자이자 남편인 조수용 씨가 시상대에 올랐다. 최 대표는 2012년 '여자이야기 herstory II 죽어 피는 꽃'에 이어 '표풍'으로 두 번째 최우수작품상을 품었다.
'표풍'은 최 대표가 직접 희곡을 쓰고 연출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거문고 악곡 '표풍'을 소재로 신라시대 거문고 명인 귀금과 그 제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최 대표는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삶의 철학과 맞닿아있던 시대를 그리고자 했다"면서 "지향점을 향해 걸어가는 과거 예인(藝人)들의 삶이 물질적이고 눈 앞에 보이는 것, 당장 이익되는 것만 찾는 요즘 시대에 교훈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8년 홍성모 대표 타계 후 극단을 이끌게 된 최 대표는 "'모든 스승은 자신의 제자들이 자신의 어깨를 밟고 올라가기를 바란다'는 극 중 대사는 홍성모 선생님이 생전 자주 하시던 말"이라면서 "언제나 제가 연극을 할 수 있는 힘인 '우리쌤'이 생각난다"며 웃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