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극화 공공안전 문제로 접근
- 알래스카 영구기금 롤모델 제시
- 공유재 수익 일부만 혜택 불합리
- 빈곤·일자리·흙수저·헬조선 등
- 시민배당으로 해결책 찾아야
1974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에 당선된 제이 해먼드는 유전 채굴권 수입을 영구기금으로 만들어 알래스카 주민들은 매년 주 정부로부터 1000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가장 평등한 주(州)가 됐다. 현재 기금은 440억 달러 이상이 돼 자연 재산의 혜택을 미래 세대에도 물려줄 수 있게 됐다. 중요한 것은 알래스카 주민들이 주 정부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시혜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배당금을 알래스카의 자연재산에 대한 자신의 정당한 몫이라고 생각한다.
알래스카의 유전 배당금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시민배당을 가장 잘 설명하는 사례다. 지금 전 세계는 신자유주의 광풍으로 승자독식의 망령이 활개 치면서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공공 자유의 기반이며 공공 안전의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 중산층이 사라진 사회는 미래가 없다. 그럼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성공한 벤처기업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피터 반스는 최근 펴낸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덜 불공평한 결과를 얻으려면 균등화를 촉진하는 흐름을 시스템내에 만들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에서 소득은 크게 노동소득과 비노동소득(재산소득)으로 나뉜다. 부의 양극화는 비노동소득, 즉 자산소득에서 갈린다. 상위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은 재산소득이 없다. 그럼 포기해야 하는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우리 사회에는 시민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한 재산(공유재)이 있고 이로부터 일정한 배당금을 받으면 양극화는 크게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알래스카에서 배당금으로 나오는 유전이 대표적이다. 공유재가 천연자원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석유 같은 천연자원이 없는 미국 버몬트 주에서도 공유재로부터 나오는 수익으로 매년 1인당 2000달러를 배당할 수 있다는 학자의 주장도 있다. 유전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특정인만 혜택을 보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 공유재들이 널려 있다. 토지 천연자원 태양 바람 물같은 자연적으로 존재해온 것은 기본이고 과학과 기술, 법과 정치체계, 인터넷이나 금융기반시설, 방송 주파수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피터 반스는 우리 모두 공유재에 대한 일정한 지분이 있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시민배당이 기후 변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한다. 탄소배출권 총량을 규제한 뒤 정부가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거나 경매에 부쳐서 그 수익을 배당금의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럼 시민배당도 생기고 기후 변화도 막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결론적으로 공유재 시민배당은 중산층을 살리고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유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산층 위기와 양극화 심화, 일자리 감소, 생태 위기 등 '헬조선'으로 불리는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터 반스의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