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28일 日평균 2만5000명 운집
- 라인업 확대하고 무대 늘려 호응
- 다양한 해외밴드 섭외 등 아쉬워
흥에 겨운 '아재'들이 몸을 흔들었다. 지난 27일 밤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진행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하 부산록페)에 전설의 록 그룹 임펠리테리가 등장했다. 관객석 곳곳에서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아… 너희들도 늙었구나." 하지만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이야! 아직 끝내주네!" 관객들이 꺼내 든 휴대전화에는 '아재팬 만세'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임펠리테리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록페를 찾은 김민혁(36·부산 동래구) 씨는 "'연식'이 오래된 밴드라 내 나이 또래 아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며 "어린 친구들이 임펠리테리 곡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헬리캠이 촬영한 장면이 무대 양편 스크린에 나타났다. 붉은 조명이 풍성한 장발을 휘날리는 임펠리테리를 비추고 그 앞에 모인 관객 2만여 명과 펄럭이는 깃발들이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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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열광하고 있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제공 |
부산록페가 지난 28일 막을 내렸다. 임펠리테리는 물론 국카스텐, 내귀에도청장치, 넬, 칵스, 로맨틱펀치, 데이브레이크 등 화려한 라인업에 하루 2만5000여 명이 입장했다. 마지막 날은 굵어진 빗줄기 속에 9000여 명이 방문했다. 20, 30대 친구 연인 관객이 대다수였지만 유모차를 끌고 부모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관객도 많았다. 건장한 20대 아들 세 명과 돗자리를 펴고 앉은 이수연(48·경남 양산시) 씨는 "국카스텐 노래에 반해 왔는데 다른 팀들도 너무 좋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내가 더 신이 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올해 뮤지션 라인업이 더 화려해진 것은 날짜를 옮긴 덕이 컸다. 부산바다축제와 분리하는 조처였지만 경쟁 페스티벌이 없어 뮤지션 섭외와 집객에 유리했다. 올해 폭염도 피하면서 매년 골칫거리였던 일사병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다만 '부산발 지옥열차'같은 부산록페 특유의 거친 분위기나 소방차의 물세례를 볼 수 없어 아쉬워하는 팬도 있었다.
시선을 끈 것은 무대 규모와 수였다. 10년째 부산록페 프로그래머로 참여하고 있는 김광우 씨는 "올해 무대 디자인과 음향 조건이 역대 최고"라고 설명했다. 무대도 4개로 늘어나 밴드 교체 시간이 줄었다. 메인 '삼락스테이지'는 관객들의 점프와 슬램이 땅을 흔들 정도였고 열기는 선선한 바람 속에서도 뜨거웠다. 메인 밴드 교체 타임에 열리는 '쿨링스테이지'는 작지만 메인 무대만큼 환호가 터져나왔다. 입장객에게 노출되기 쉽도록 입구 쪽에 위치한 '라이징 스테이지'에는 사전에 신청한 인디 밴드 공연과 록밴드 경연대회가 열려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축제장이 됐다.
서브 스테이지인 '그린스테이지' 뒤에는 부산음악창작소에서 만든 뮤지션 라운지가 열려 뮤지션들이 식사하고 교류했다.
이들은 부산록페에 서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듯했다. 블러드베리는 "큰 무대를 앞두고 평소 두세 배 이상 연습했다. 흩날리는 빗속에서도 놀 줄 아는 관객들과 눈 마주치며 공연해 즐거웠다. 다른 뮤지션들의 무대 매너와 악기 사용법 등을 보는 것도 뜻깊다"고 말했다.
푸드마켓과 피크닉존이 겹치는 곳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화장실 대기 시간이 길다는 등 불편함도 보였다. 트렌드에 맞는 더 다양한 해외 밴드 섭외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돼 유료화가 그 답일지도 모른다는 과제는 여전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