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선주의 1인2역 한껏 매력
- 비약적 결말은 다소 단순해
★★★☆☆
안정된 레퍼토리 뮤지컬의 힘
↑(좋아요) 예쁜 척 하지 않는다
실력으로 예쁘다.
배우 홍선주
↓(싫어요) 춘향을 향한 몽룡의 비약적 사랑
"너같이 못생긴 년은 정절을 깰 일이 없으니 수절(守節)할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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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홍선주(맨 오른쪽)가 1인 2역으로 활약한 '춘향yo-원래 춘향은 못생겼다' 공연 장면. 끼리 프로젝트 제공 |
사또 변학도는 한양으로 간 이몽룡을 기다리며 수절하는 성춘향을 옥에 가둔다. 원전(原典)에서는 수청을 들지 않는 것이 이유지만 여기선 다르다. '못생긴 죄, 못생긴 게 말 많은 죄, 못생긴 게 수절한 죄'다. 변학도가 하옥(下獄)을 명하자 춘향은 "이런 씨XX!"이라고 포효하며 질펀하게 욕을 늘어놓는다. 객석에서 웃음보가 터진다.
4일 한결아트홀에서 폐막한 끼리 프로젝트의 '춘향yo-원래 춘향은 못생겼다'(홍선주 작·변진호 연출)는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뒤엎는 창작 뮤지컬이다. 남원부사의 아들 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이 사랑하게 되는 큰 틀은 같다. 그러나 고전이 사랑의 장애물로 '신분'을 장치한 반면, '춘향yo'는 '외모'를 내세운다. 춘향에 대한 이설(異說) 중 하나인 '박색(薄色)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와 몽룡이 '못생긴 춘향'을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정한다. 그는 미녀인 향단을 춘향으로 오인한 가운데 월매에게 딸 춘향에 대한 백년가약 증서를 써준다. 뒤늦게 춘향의 얼굴을 확인하고 괴로워하던 중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떠나게 되자 혹 같은 춘향을 떼어내게 됐다고 기뻐한다.
2012년 초연한 뒤 제주 거창 광주 대구 등지를 순회한 이 작품은 매년 무대에 오르는 끼리 프로젝트의 레퍼토리 공연답게 배우 연출 무대 등이 안정감을 갖춘 수작(秀作)이었다. 특히 춘향과 월매의 1인 2역을 한 배우 홍선주의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입에 감기는 전라도 사투리, 욕부터 발라드, 판소리까지 넘나들며 성격이 판이한 두 인물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극은 '외모지상주의'에 홀린 인물들을 풍자하는 데는 많은 공을 들이지만,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입장은 아니다. 예술이 현실에 해법을 제시할 의무는 없다. 교훈에 대한 강박이 없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설명이 거의 공백인 상태에서 몽룡이 춘향을 사랑하게 되는 결말은 다소 비약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