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선 궁궐 저주사건] 주술로 권력 도모한 조선왕실 잔혹사

조선 궁궐 저주사건- 유승훈 지음 /글항아리 /1만6000원

  •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  |   입력 : 2016-09-23 19:23:17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장희빈 저주 사건 등 9건 선별
- 동물의 사체와 뼈 몰래 묻어
- 정적·연적에 저주행위 일삼아
- 효종 땐 근절위해 수리공사
- 권력 배제자·무속인 주모 이채

"지난 정유년(丁酉年·1477) 윤씨가 몰래 독약을 품고 사람을 해치고자 하여, 곶감과 비상을 주머니에 같이 넣어두었으니 이것이 나에게 먹이고자 한 것인지도 알 수 없지 않은가.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일이나 혹은 반신불수가 되게 하는 일, 사람을 해하는 방법을 작은 책에 써서 상자 속에 감춰두었다가 일이 발각되었다. 대비께서 지금까지도 이것을 가지고 있다."('성조실록' 10년 6월5일, 성종의 말 중에서)
   
한 TV 방송에서 방영된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 역을 맡은 김혜수가 인현왕후를 저주하는 활을 쏘는 장면. 국제신문 DB
조선 왕조의 궁궐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갖은 음모가 판을 치는 복마전이다. 왕을 둘러싼 권력 투쟁과 왕의 주변 여인 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그늘지고 음습한 조선 왕실의 한편에서는 나라를 뿌리째 흔드는 저주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이 책은 조선 궁궐에서 발생한 아홉 건의 '저주 사건'을 선별해 조선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부산박물관 학예사인 저자는 이능화의 '조선무속고'를 통해 조선시대의 저주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 책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사건을 다룬다.

이 책은 대부분 조선 역사를 다룬 책과 같이 궁궐을 배경으로 하지만 역사에서 배제됐던 무속인들과 권력에서 밀려났던 이들이 사건의 주모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책에서 다루는 조선을 대표하는 저주 사건은 ▷성종 시절 저주상자 배달 사건 ▷중종 시절 작서 사건과 목패 저주 사건 ▷광해군 시절 무녀 옥사 사건 ▷인조 시절 저주 사건과 번침 ▷효종 시절 조귀인의 뼈 저주 사건 ▷숙종 시절 장희빈의 저주 사건 ▷영조 시절 무신당의 저주 사건 ▷정조 시절 존현각 자객 침입 사건 등이다.




   
조선 왕조 궁궐에서 행해지던 저주 장면들. 글항아리 제공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궁궐에는 온갖 동물의 사체와 뼈가 몰래 묻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정적(政敵)이나 연적(戀敵)을 저주하기 위한 도구이다. 효종 때는 궐내 저주물을 청소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수리공사를 벌이기도 했다. 저주의 방법은 다양했다. 주술적 믿음이 강했던 시기인 만큼 저주에는 반드시 주술적 행위가 동반됐다. 그릇속에 벌레를 여러 마리 넣어두고 서로 잡아먹다가 최후까지 살아남은 벌레가 상대를 해칠 힘이 있다고 여겨 이를 갈아서 저주물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고독'(蠱毒)이라 했다. 이 고독을 음식물에 넣어 먹게하는 방식의 저주를 '무고'(巫蠱)라 불렀다. 도마뱀 쥐 고양이 개 돼지 등 동물의 사체를 이용해 저주하는 방식도 무고라 칭했다. '염매'(厭魅)는 염승과 귀매가 합쳐진 말로, '염'은 인형과 화상을 만들어 저주하는 흑주술, '매'는 죽은 영혼을 유도해 해를 끼치는 저주다. 상대를 상징하는 인형을 만들어 눈과 심장 등을 뾰쪽한 것으로 찌르는 저주 행위는 '동종주술'이라 불렀다.

저주 사건의 근원에는 항상 권력이 자리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 쟁취의 이면은 이처럼 혼탁하고 불순했다. 당시 저주 행위는 극악무도한 것으로 참형을 면치못했다. 하지만 저주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무도 모르게 상대를 해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4. 4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5. 5“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6. 6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7. 7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8. 8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9. 9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10. 10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7. 7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8. 8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1. 1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4. 4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5. 5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6. 6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7. 7“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3일 (음 9월 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