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 강력 후보 입소문
- 흑인노예 그린 '국가의 탄생'
- 칸에서 호평받은 검증작
- '밝음' '나, 다니엘 브레이크'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상영작 301편 중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 외 최초로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총 123편이다. 관객 입장에선 세계 혹은 국내 최초로 영화를 보는 희소성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검증된 영화를 보고 싶기도 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영화제에 온 관객이라면 한 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다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를 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가의 탄생

오픈시네마 섹션에서 소개하는 '국가의 탄생'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벌써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라는 입소문이 돌고있다. 이 영화는 19세기 흑인 노예들의 봉기를 주도한 네트 터너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렸다. 네이트 파커 감독은 "백인 우월주의 프로파간다로 사용됐던 1915년 작 '국가의 탄생'을 역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915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는 흑인을 무식하고 성폭력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백인 우월주의자인 K.K.K 단원을 영웅화시킨 심각한 인종차별 작품이었다.

밝음

이 영화는 첫 상영 후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다.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결국 20세기 폭스와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의 금액인 1700만 달러(190억 원)의 배급계약을 체결했다. 감독은 관객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신념에 디지털 배급을 하는 넷플릭스의 2000만 달러 조건을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에 초빙된 아프리카 영화계의 전설 술레이만 시세(말리) 감독의 1987년 작 '밝음'도 추천한다. 흑아프리카 영화로는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세계영화사의 걸작으로 불린다. 니아난코로는 질투심 많은 마법사 아버지를 피해 자란다. 성인이 된 그는 마법의 힘을 얻기 위한 여정에 오르고 중간에 포로가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의 대결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나, 다니엘 브레이크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브레이크'도 주목할 만하다. 중년의 목수 다니엘은 어느 날 부상을 당한다. 평생 남의 도움을 받고 살지 않았던 그가 처음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16년을 대표할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거장 켄 로치의 최신작으로 사회성은 짙지만 인간적인 부분이 강조된 점이 특징이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