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9개국 301편 풍성한 잔치
- 이란서 금지된 두 편 특별상영
- 허우 샤오시엔·고레에다 히로카즈
- 이창동 감독, 거장 3인 특별대담
- 와타나베 켄 등 스타 팬들 설레
2016년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는 첫해입니다. 신고식은 혹독했습니다. 지난 20년간 겪어보지 못한 외풍과 내환이 닥쳤습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영화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고, 열리더라도 '반쪽짜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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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국제신문 DB |
하지만 판을 열어 펼쳐보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21회 BIFF에는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영화제 위상의 바로미터인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제작국 외 최초 상영) 편수도 예년과 비슷한 123편으로 기대치를 충족시켰습니다.
지난해 제20회 BIFF 이후 내내 비상 상황이었던 프로그래머들과 사무국이 어떻게 이런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BIFF가 더는 부산, 한국의 영화제가 아니라 아시아의 영화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나아가 세계 각국의 감독과 영화제 관계자가 강력하고 끊임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낸 덕택에 상영작 프로그래밍만큼은 여느 때와 견줘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BIFF의 새로운 20년 비전도 여기에서 도출됩니다. 아시아와 한국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해온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어렵게 획득한 독립성을 단단히 지키는 것입니다. 올해 프로그래밍과 부대행사도 이에 맞춰 준비됐습니다.
■I SUPPORT BIFF
BIFF는 올해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두 편의 영화를 특별상영합니다. 이란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오랫동안 상영금지됐던 '자얀데루드의 밤'과 '순례길에서 생긴 일'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유형의 억압이 사라지기를 기대하며 두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지난 20개월 동안의 '다이빙벨' 사태를 돌아보고 나아가 한국 문화가 처한 위기의 원인과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포럼도 개최됩니다. 10월 9일에는 '갑론을박 : BIFF 사태를 돌아본다' 12일에는 '위기의 문화 : BIFF 사태를 통해 본 한국문화사회의 위기'가 진행됩니다.
그동안 BIFF를 지지해준 세계 영화인들과 시민들이 보낸 서한, 지지 성명·사진 등을 공개하는 전시도 열립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부산지역 예술인들이 기획·구성에 참여해 더욱 뜻깊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아시아 영화계의 세 거장 허우 샤오시엔·고레에다 히로카즈·이창동 감독의 특별대담입니다. 세 사람은 신작이 없음에도 BIFF에 힘을 보태기 위해 흔쾌히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하다'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주목! 신인감독
BIFF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가능성 있는 감독을 꾸준히 발굴해 세계 무대에 데뷔시켰습니다. 이는 BIFF의 경쟁력이고 정체성입니다.
올해는 유독 신인감독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특히 몇 년간 침체됐던 중국에서 깜짝 놀랄 정도의 작품이 여럿 발굴됐습니다. '500미터 800미터'의 야오 티안, '깨끗한 물속의 칼'의 왕수에보,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의 장치우 등은 중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인재로 콕 찝혔습니다. 이 작품 모두 BIFF가 가장 먼저 월드프리미어로 상영합니다.
한국 신인감독의 활약도 눈부십니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소개되는 28편 중 11편이 신인감독의 작품입니다. 일본 인도 등의 배우 출신 여성 신인감독의 작품도 여러 편 준비돼 있습니다.
■별들이 내린다
한국 게스트로는 이병헌 손예진 윤여정 등 스타가 단연 기다려집니다. 이병헌은 10월 7일, 손예진과 윤여정은 8일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에서 열리는 '오픈토크'에 참여합니다. 설경구와 한효주는 개막식 사회자로 일찌감치 확정됐습니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배우 조민수 김의성은 영화제 내내 부산에 머물머 후보작을 관람할 예정입니다.
'위플래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마이스 텔러는 '블리드 포 디스'로 감독 벤 영거와 함께 부산 팬을 만납니다.
올해는 일본 영화 풍년입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4편 중 3편이 일본 감독 영화입니다. 배우로는 와타나베 켄, 쿠니무라 준, 오다기리 죠,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등이 팬들과 만납니다. 감독으로는 구로사와 기요시, 신카이 마코토, 구로키 히토미, 야마시타 노부히로, 히구치 신지 등이 초청됐습니다.
아프리카 영화계의 전설 술레이만 시세는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으로 BIFF에 참석합니다. 부준펑(싱가포르), 부다뎁 다스굽타(인도), 차이밍량·이강생(대만), 에릭 쿠(싱가포르), 요하네스 나베어(독일), 야니스 스탄코글루(그리스)와 폐막작 감독 후세인 하싼 등 해외 게스트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상영작 예매는 9월 29일 오후 2시부터 BIFF 홈페이지(www.biff.kr)와 부산은행에서 가능합니다. 부디 예매전쟁에서 살아남아 영화의전당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요 |
개최기간 |
2016년 10월 6일(목)~15일(토) |
상영관 |
5개 극장 34개 스크린.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소향씨어터. 남포동 상영 없음. |
상영작 |
69개국 301편(월드 프리미어 9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 |
입장권 가격 |
개·폐막식 2만 원, 일반 상영작 6000원, 3D·4DX 8000원, 미드나잇 패션 1만 원 |
※만 60세 이상 관람객 현장예매 시 일반상영작 50% 할인 예매처/BIFF 홈페이지(www.biff.kr), 부산은행 지점 창구·ATM·폰뱅킹. 각 영화관 현장 매표소(영화제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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