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공간 무대 위 구현 참신
- 80분 동안 긴장감 전개 부족
- 지나친 감정 표현은 소음일 뿐
- '사유'를 담으려 한 의지에 박수
★★☆☆☆
이토록 대중적이지 않은 뮤지컬이라니
↑(좋아요) 저예산 SF 뮤지컬 개척
↓(싫어요) 소리치지 않아도 알아요~
B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더 문'(The Moon, 9월 29일~2일 나다소극장)은 2009년 개봉한 영국 던칸 존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우주의 광활함이나 우주선의 위용을 보여주는 여느 블록버스터와 달리 저예산으로 SF (Science Fiction) 장르를 시도한 영화처럼, 이 작품 역시 소극장 안에 우주를 구현하는 패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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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나소페스티벌 참가작 뮤지컬 '더 문' 공연 장면. 나소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
뮤지컬 '더 문'은 기억을 잃은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다. 주인공 한별은 우주선이 고장나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고 달에 남게 됐는데,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이름마저 잊어버렸다. 그의 앞에 3개의 별이 나타난다. 각각은 한별이 과거에 겪었던 사랑, 죽음, 정체불명의 어떤 기억으로 설정됐다. 무대는 우주선 내부로 한정된다. 반원형의 가벽을 세웠고, 가운데는 커다란 창 모양을 뚫어 놓았다. 가장 빛났던 장면은 한별이 무중력 공간을 자신의 목소리와 동작으로 표현한 대목이다. "취익취익" 입으로 소리를 내며 슬로우모션으로 중력이 없는 상태를 보여준다. 도입부에 있는 이 장면의 재치는 예술에서 자본의 규모가 결정적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가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더 문'은 참신한 시도를 1시간 20분 동안 긴장감 있게 이끌어가기에는 다소 힘이 부족하다. 작품의 뼈대는 한별이 잊어버린 기억, 즉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밝혀지는 것이다. 극의 종반부에 이르러 한별이 기억을 잃기 전의 상황과 세 번째 기억의 정체가 드러난다. 문제는 여기서 전체 스토리가 켜켜이 쌓여야 발휘되는 폭발력이 없다는 점이다. 극의 전개는 마치 마지막 반전을 위해 대기 중인 것처럼 지지부진하다. 인물들은 사랑의 의미 등에 대해 관념적인 대화를 반복하고, 괴성과 비명으로 극대화된 감정을 표현하지만 과잉으로 느껴질 뿐이다. 쉽고 뻔한 줄거리가 아닌 사유(思惟)를 담으려 한 의지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대중적인 뮤지컬 장르와 난해한 스토리 전개는 '잘못된 만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