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 리뷰] 아픔에 대한 공감, 평화 위한 한걸음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0-12 19:13:56
  •  |  본지 24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비의 계절은 언제일까? 봄인가? 나비는 계절도 없이 남녀와 노소 사이를 가리지 않고 도시의 이곳저곳을, 정박되는 법 없이, 스스로 껍질을 벗어 우아하게 거리 위를 나풀거린다. 그러니까 나비는 모든 계절과 어떤 장소도 가리지 않고 서식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2011년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들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나비(기금)'는 날개를 적시거나 부러뜨리지 않고 살아 당당하게 제 역사를 알리고 국가폭력과 식민주의, 여성인권에 대해 경고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대만계 캐나다인 티파니 슝 감독의 다큐영화 '나비의 눈물'(The Apology)은 장장 7년에 걸쳐 한국·중국·필리핀 일본군위안부(성노예) 피해자의 증언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신이 겪었던 끔찍한 경험이 후손에게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며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는 가족과 친지에게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밝히는데 평생의 시간이 걸렸다. 중국의 차오 할머니는 일본군의 아이를 낳았고 버렸음을 입양한 딸에게 고백한다.

할머니들의 증언은 일본(인)을 적대하거나 할머니들의 삶을 동정이나 편견을 가지고 보게 하지 않는다. 할머니들의 역사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지시키며 전쟁, 분단, 여성, 인권, 평화의 문제까지 그 외양을 넓힌다. 

2016년 한국의 위안부 생존자는 40명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못 들은 척, 또 누군가는 사과할 상대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숨죽이고 기다리는지 모른다. 김숨의 소설 '한 명'에서는 마지막 위안부라고 보도되었던 할머니의 죽음 이후,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미처 증언하지 못했던 '한 명'의 위안부가 더 나타난다. 할머니는 어제 일처럼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살아 있는 한 명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다.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우리들이 그 아픔에 공감하며 또 다른 한 명이 '되어감'을 발견한다.

24년째 위안부 문제 수요집회가 이어져 오는 것처럼 소녀상과 나비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역사를 왜곡하고 굴절시키려 해도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할머니에 대한 가해국가의 사과와 반성, 보상 없이 지금 한국·아시아 곳곳의 '나비떼'와 세계 여러 곳에서 날아오르는 평화에 대한 요구와 요청은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필남·영화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윤기성 신부의 사목 이야기
김치찌개 끓이는 남자
반짝반짝 문화현장
광복동 ‘코헨’ 이야기
국제시단 [전체보기]
비구상에서 비상구를 찾다 /송정우
누마루에 앉아 /김명옥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두려움을 흘려보내라, 상실감은 너를 해치지 못한다”
'사람의 노래'여야 한다
리뷰 [전체보기]
엄마와 딸, 할머니…우리와 닮아 더 아련한 이야기
관객과 하나된 젊은 지휘자의 ‘유쾌한 구애’
문화 소식 [전체보기]
부산문화재단,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사업 심의 시작
부산독립영화협회 “서병수, BIFF 탄압…검찰, 재조사 하라”
방송가 [전체보기]
‘미우새’ 특별 MC로 나선 개그맨 이수근
자신감만 충분! 취업 전쟁에 뛰어든 무도
새 책 [전체보기]
당신의 아주 먼 섬(정미경 지음) 外
문학의 역사(들)(전성욱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소설 속에서 부산을 보다
재일조선인의 실존적 고민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Freddy garage-슈퍼픽션 作
p1772-Electronic Nostalgia : 김영헌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정의원칙 外
AI로봇과 함께 살아갈 2035년의 모습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포스트 잇 post it /정희경
납매 /신필영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 시니어 최강자전 예선 결승
제24회 TV바둑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국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새해 첫 천만 흥행의 영화적 의미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에 거는 기대감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미세한 변화
한국영화의 어떤 경향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청춘 3인방의 좌충우돌 세계 농업 탐방 /박진명
넘쳐나는 자칭 전문가에 밀려나는 진짜 전문가 /정광모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자비로 세상 대하면 평화·행복 뒤따라와 /강이라
딱지치기도 못하게…어른들은 이 벽을 왜 세웠을까 /안덕자
현장 톡·톡 [전체보기]
5개 작품 준비하는 젊은 안무가들 변화의 몸짓
“삶의 현실 밀착, 지역성 담은 미술로 나아가야”
BIFF 리뷰 [전체보기]
기타노 다케시 감독 ‘아웃레이지 파이널’
정재은 감독 ‘나비잠’- 뻔한 멜로…그러나 뻔하지 않은 감동
BIFF 피플 [전체보기]
‘레터스’ 윤재호 감독
‘헤이는’ 최용석 감독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8년 1월 19일
묘수풀이 - 2018년 1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10월 18일
오늘의 BIFF - 10월 17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2017 부산 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2017 부산 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古本老子
河上公章句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