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제작·이론 시민강좌 운영

'영화도시 부산'의 시민 영화 강좌가 더욱 풍성하고 깊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최, 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 선정, 영화·영상 산업 육성 등 여러 방면으로 부산의 영화 문화는 성장했다. 하지만 '영화도시 부산'의 완성도를 높일 퍼즐 한 조각이 아직 맞춰지지 않았는데, 그것이 바로 풍성하고 다양한 시민 강좌를 통한 자발적인 관객 문화 형성이다. 이런 관점에서 시민 참여형 영화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지는 것은 의미 있는 흐름이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진행했던 드론 촬영 수업 모습.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영화의전당은 올해 시민 대상 영화 교육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한다. 특히 중장기 프로그램을 늘리고, 강좌 간의 연계성을 높여 시민비평가 배출 등 능동적인 관객 문화를 육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강좌는 모두 45개로 이론강좌, 실기강좌,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영화제작체험으로 이뤄진다. 영화비평 입문, 영화와 미학, 감독 연구 등의 이론강좌와 제작 실습, 시나리오 실습, 촬영·조명·동시녹음 기술교육 등의 실기강좌가 중심이 되며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대학과 연계한 워크숍 등 실제 제작 체험 강의가 보태진다.

	영화의전당 아카데미 제작실습 과정 현장들. 시민 강좌를 통해 수강생들은 촬영, 조명, 음향, 편집 등 영화·영상 제작 전반을 경험할 수 있다. '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의전당 이승진 시네마테크팀장은 "강좌의 숫자 자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중장기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더 꾸준하고 깊이 있는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수강생으로 구성된 시민평론단을 꾸리고, 제작워크숍 등은 세분화해 장르별·단계별 교육을 확대한다. BIFF 등 다른 기관과 연계도 확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도 오는 3월 부산아시아영화학교 정규과정 개강과 함께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을 늘린다. 기존 강좌가 지역 영화·영상산업 종사자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비교하면 그 대상이 다양해진다. 아직은 준비 단계지만, 시민 교양 강좌부터 지역 대학 영화학과 학생의 멘토링까지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방향은 잡았다. 부산영상위 배주형 전략사업부장은 "아시아영화학교 개강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전문가 과정뿐 아니라 대중강좌, 영화관광 안내교육 등 시민 프로그램도 다채로워질 것"이라며 "되도록 지역 인력을 강사로 활용하고, 영화의전당 등 다른 기관과 협의해 내용이 겹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내년 3월 부산으로 이전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도 시민의 영화 공부가 폭넓어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전문 교육기관인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아시아영화학교 근처 부산 수영구 광안동 옛 보건환경연구원 건물로 들어온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오는 4월 건물 리모델링에 들어가 내년 2월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수 정예의 전문 영화인 양성 기관이지만, 일반인 대상 특강도 일부 운영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문 기관들이 들어서 '영상교육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시민을 위한 교육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팝콤톡톡, 모퉁이극장, 시네바움 등 기존 프로그램이 더 깊고 다양해진 강좌와 연계되면, '영화도시 부산'은 시민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