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진위 부산 이전 계기로 개관
- 독립영화 상영·발굴하고 소개
- 어려움속 1만3344명 관객 유치
- 다양한 팬 확보·접근성 과제
- 22일까지 기획·토크 등 행사

부산에 하나뿐인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이하 인디플러스)이 오는 11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관객은 적지만, '영화의 도시'에 꼭 있어야 하는 시설이 독립영화관이다. 영화계 상황에 따른 부침이 심한 독립영화관 사업의 특성상 1주년은 의미가 각별하다.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전경.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제공

인디플러스는 지난해 3월 11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지하 필름시사실을 고쳐 36석 규모로 문을 열었다. 안정된 독립영화 상영 공간을 확보하고, 지역 독립영화도 꾸준히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인디플러스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운영비의 절반을 지원하는 극장이다. 영진위가 부산으로 옮겨온 것도 인디플러스가 개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운영은 만만치는 않았다. 연간 219일 이상 한국 독립영화 의무 상영을 비롯해 지난 1년 동안 작품 193편을 1387회 상영했지만, 관람객은 1만3344명에 그쳤다. 관객이 1, 2명인 상태의 상영도 잦았고, 영진위의 편향된 사업지원에 독립영화계가 항의하며 인디플러스 배급을 거부하는 등 갈등도 있었다. '인디플러스 서울'은 결국 지난해 말 개관 5년 만에 폐관했다. 현재 포항과 천안에 영진위 직영 인디플러스가 운영 중이다. 어려운 현실에서 1주년은 뜻깊다.

지난해 7월 열린 영화 '우리들' 무대인사 장면.

영화의전당 이승진 시네마테크 팀장은 "독립영화관 수익구조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공공성을 지향하면서 다양한 영화를 많이 소개하려 한다. 다양한 기획전으로 독립영화 향유 저변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이 조금씩 늘고 있어 시간이 흐르면 독립영화 관람 문화도 무르익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쉬움과 과제도 있다.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소수 영화팬이 아닌 '일반 관객'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최용석 부산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이전에는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도 독립영화를 상영했는데 이제는 모든 작품이 영화의전당에서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지하 인디플러스로 가면서 인디플러스 자체를 폭넓은 관객과 시민에게 알리는 과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1주년 기획전은 풍성하다. 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행사는 3개 섹션으로 15 작품을 상영하고, 영화인 릴레이토크도 연다. 여전히 투쟁 중인 '위안부' 문제를 다룬 '소녀, 그리고 당신', 부산독립영화계의 큰 흐름을 형성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부산다큐, 로컬시네마의 저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을 만나는 '여성감독의 약진, 그들의 데뷔전'이 주제다.

기획전 기간 마련하는 '릴레이토크'는 부산 다큐멘터리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릴레이토크에는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감독(10일), '태백, 잉걸의 땅' 김영조 감독과 '밀양 아리랑' 박배일 감독(11일), '할매-서랍' 김지곤 감독과 '범전'의 오민욱 감독(18일)이 참여한다. '연애담' 이현주 감독, 이상희·류선영 배우(12일), '낮은 목소리'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17일)와의 대화도 있다.

◇ 숫자로 본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1년

1387회…1년간 상영횟수
1만3344명…1년간 관람객수
193편…1년간 상영작품수

※자료=인디플러스 제공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