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발 뮤지컬 작품성 인정받아
- 영화의전당서 먼저 공연 제의
- 31일부터 내달 9일까지 무대에

- "8월 에든버러 공연으로
- 세계 무대로 꼭 진출할 것"

"이제 시작이에요. 오는 8월 참가하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에요. 부산발 뮤지컬이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는 날까지 열심히 달릴 생각입니다"

	뮤지컬컴퍼니 끼리프로젝트의 공연 '몽키댄스'의 한 장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한다. 끼리프로젝트 제공

뮤지컬 '몽키댄스' 공연을 앞둔 '뮤지컬컴퍼니 끼리프로젝트(이하 끼리)'의 변진호(36)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끼리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몽키댄스'를 공연한다. 이어 오는 8월 세계적인 공연 축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이번 공연이 단순한 대관이 아니라 영화의전당이 먼저 장기간 공연 하자고 제안한 기획 공연이란 것이다. 부산 대표 공연장이 작품성을 인정하고 손을 내민 것은 끼리에게 '행복한' 기회였다. 변 대표는 "영화의전당이 국내 다른 공연장 기획자에게도 공연을 소개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줘 감사했다. 영화의전당 주변 길가에 우리 공연 현수막이 나부끼는데 울컥했다. 대형 공연의 현수막만 붙는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우리의 '몽키댄스'가 붙어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몽키댄스는 '넌버벌 아카펠라 뮤지컬'이다. 이윤택 연출가의 '연희단거리패'에서 주로 뮤지컬 공연에 참여했던 변 대표는 함께 했던 홍선주 실장과 6년 전 '지역에서 제대로 된 뮤지컬팀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끼리를 창단했다. 하지만 부산에서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흔히 연극에 음악과 춤을 더하면 뮤지컬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이를 극에 온전히 녹여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변 대표는 "지역에서 뮤지컬을 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이 장르를 온전히 소화할 배우와 스태프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연희단거리패의 동료들이 함께 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끼리는 창작뮤지컬 '춘향YO' '욕하고 싶은 날' '외로운 성' 등을 선보였다. 특히 '몽키댄스'는 그동안의 뮤지컬 제작 경험이 결집한 것이며,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다.

	변진호 대표. 서순용 선임기자

'몽키댄스'는 기본적으로 대사가 없는 대신 화려하고 역동적인 원숭이의 몸짓과 아카펠라,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변 대표는 2014년 에든버러에 공연 시장 조사 차원으로 방문했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곳에서 브라질의 무술춤 '카포에이라' 공연과 아카펠라로 꾸며진 무대를 보고 언어가 없지만 효과적으로 소통 가능한 몸짓에 끌렸다. 이후 부산의 마샬아츠팀 '윈즈'와 함께 공연을 기획했다. 몸짓이 필요한 부분에만 윈즈 단원이 참여할 수도 있었지만, 변 대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연을 위해 공동 제작을 택했다. 끼리의 배우들이 몸짓을 익히고, 윈즈 단원들이 원숭이를 연기했다. 아카펠라 공연도 배우들이 직접 배우고 연습했다.

그리고 지난해 2016 부산국제연극제 '고월드' 부문에서 '몽키댄스'가 대상을 받으며 해외 공연 참가비를 지원받아 영국 진출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국제연극제 수상 기록은 수천 개 공연이 안내되는 페스티벌 안내 책자 중에서 '퍼스트' 라벨이 붙어 더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는 데 유리하다.

오는 8월 축제 기간 공연할 만한 극장을 물색했고, 한 군데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변 대표는 "에든버러에 방문했을 때 전 세계 예술가가 모여 분출하는 에너지가 정말 강렬했고, 훌륭한 관극문화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끼리는 지난해 '몽키댄스'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무대예술 크리에이티브상',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메이드인 부산 공연' 선정 등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월 김해 문화의전당 공연을 비롯해 다른 지역 순회공연도 시작하고 있으며, 영화의전당 공연을 본격적인 검증이자 가능성의 무대로 여긴다. 그리고 8월 에든버러 공연을 통해 세계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실현 가능한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그동안 공연을 통해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았던 약한 결말과 보컬 퍼포먼스를 보강했다. 세계 각지 공연 기획자와 만나 가능한 많은 곳에서 '몽키댄스'를 공연하겠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너무 뛰어나 예감이 좋다. 똘똘 뭉쳐 함께 열심히 달리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오는 31~다음 달 9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7시, 일요일 오후 3시. 균일 3만 원. (051)780-6000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