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메디클럽

라멘은 역사·기억·세계화가 어우러진 맛

라멘의 사회생활 - 하야미즈 겐로 지음/김현욱 박현아 옮김/따비/1만6000원

  • 국제신문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03-17 19:36:12
  •  |  본지 12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라멘은 소우주다." 일본 도쿄에서 라멘집을 연 미국인 아이번 오킨은 라멘을 '소우주'라고 했다. 서양 요리에서 수프, 전채, 메인 디시 등으로 분리되는 식사를 그릇 하나에 담아낸 격이기 때문이다. 라멘의 사회생활은 이 '요리를 농축한 우주'에 담긴 일본을 하나씩 들춰본다.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서 유명한 시오(소금)라멘.
저자 하야미즈 겐로는 "역사, 기억, 세계화, 내셔널리즘, 중일관계, 미일관계 등 모든 소재가 마치 어패류 육수와 육류 육수처럼 잘 섞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라멘"이라 말한다.

라멘의 사회생활은 맛있는 라멘집 정보를 전하는 책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라멘이 어떻게 보급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변화상을 통해 일본의 문화와 미디어, 경제, 사회, 역사를 짚는다.

중국에서 유입된 라멘은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굶주림에 시달리던 일본인의 위장을 달랬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미국의 원조 밀가루였다. 미국 정부는 과잉 생산된 밀을 처리하기 위해 원조라는 이름으로 일본과 한국, 대만 등에 팔아치웠는데 일본에서는 라멘이 빵을 이기고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점차 라멘은 세대마다 가난과 추위를 이겨내는 추억을 심는 친숙한 음식이 됐다.

라멘이 한국의 라면과 다른 점은 인스턴트에 머물지 않고 지역마다 특색있는 수많은 라멘으로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역마다 가게마다 각양각색 라멘 맛을 볼 수 있어 이를 맛보려는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일본의 한 라멘 박물관은 라멘이 "지역의 기후, 풍토, 지혜와 섞여 지역에 뿌리내렸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를 날조된 신화라며 진짜 이유는 '국토 개발 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가 대도시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해 도로 건설을 시작했는데, 관광 레저 붐이 맞물려 지역 특색의 라면 개발에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요즘의 라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라면집 인테리어가 점점 전통의 일본식으로 바뀌고, 주방에서 앞치마 대신 사무에(장인 작업복)를 입는 모습에서 일본 지상주의, 내셔널리즘이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라멘이 무엇인가'를 통해 '일본이란 무엇인가'를 보고 우리와 비교도 하게 돼 흥미롭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김상미 시인 시집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청년문화 영그는 공간
예술집단C
국제시단 [전체보기]
꽃나무의 속내 -서상만
그리움의 입덧 /박미정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아빠, 뱃살 좀 빼지?
누구나 한 번은 저 강을 건너야 하리
리뷰 [전체보기]
불 꺼진 무대가 물었다, 당신은 고독하지 않냐고
방송가 [전체보기]
그리스의 향기 ‘렘베티카’로 느낀다
매끄러운 미끄럼방지 포장도로 실태
새 책 [전체보기]
엔드 오브 왓치(스티븐 킹 지음·이은선 옮김) 外
별을 지키는 아이들(김태호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걷기로 재발견한 나란 존재
여행지서 읽기좋은 단편 28편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Leonid Brezhnev, Willy Brandt,Bonn, 1973-바바라 클렘 作
‘호’ 하는 여인-정길영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고양이·생쥐가 함께 떠나는 여행 外
동물 목숨을 거두는 저승사자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담쟁이 /권갑하
먹 /정용국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회 비씨카드배 본선 32강전
제11기 맥심배 입신 최강전 8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리얼'이 남긴 것
JTBC 효리네 민박·비긴어게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시대극의 유행
20년 시간 넘어 문화 현상이 된 '해리포터' 시리즈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만남서 이별까지…화첩에 담은 60년의 사랑 /정광모
명절 친척 잔소리 폭격에 고르고 고른 한 마디 "뿡" /박진명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할아버지는 왜 평생 귓병에 시달리시는 걸까 /안덕자
요가의 본질은 신체 단련 아닌 정신 수양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팻 배글리 “만평 보면서 한국 정치상황 더 궁금해져”
"일광에 동남권 문화사랑방 생겼다" 예술인들 환영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7년 7월 27일
묘수풀이 - 2017년 7월 26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19회 부산시장배 시민바둑대회 전국아마최강부
제19회 부산시장배 시민바둑대회 전국아마최강부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전체보기]
不知足
不踰矩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