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된 KBS '제보자들'에 미녀 프로골퍼의 두 얼굴에 관한 사연이 소개됐다. 빚더미에 앉게 한 여자를 잊지 못한다는 아들. 다 큰 아들에게 매를 들고 만 아버지. 아들은 연신 "죄송합니다"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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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보자들 캡처 |
아들은 두 달만에 "1억 3000만 원을 줬다"고 털어놨다. 1억 3000만 원은 아직 학자금 대출도 갚지 못한 아들에게는 큰 돈이었다. 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고 얘가 고등학교 때부터 집을 나가있었다. 객지생활을 하니까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이규혁(가명) 씨는 "속았다는걸 처음 알게 된 시점에 퇴근하고 소주병 사서 한강공원에 갔다. 죽으려고. 근데 부모님 생각나서 못하겠더라"고 속마음을 얘기했다. 날이 갈수록 갚지 못한 이자는 늘고 빚은 커지고 있다. 규혁 씨는 어떻게든 해결해보려 밤낮으로 뛰어다닌다.
규혁 씨는 두 달째 여자친구의 행방을 쫓고 있다. 채팅어플을 통해 만난 여자친구와 규혁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그리고 시작된 9일간의 사랑. 규혁 씨에게는 1억 3000만 원의 빚이 남았다. 보증금까지 모두 여자친구에게 주고 규혁 씨는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사귄지 9일 째 되던 날 밤 11시 느닷없이 여자친구의 집에 들이닥친 한 남자는 여자친구를 폭행했다.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빚이 있다고 했고 규혁 씨는 여자친구 대신 빚을 갚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채업자라고 밝힌 남자는 다음 날 규혁 씨를 데리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4일째 되던 날 남자는 규혁 씨를 데리고 중고 자동차 매매단지로 가 값비싼 외제 중고차를 규혁 씨 명의로 계약했다. 할부금과 대출금 모두 규혁 씨의 명의로 남고 차 까지 남자에게 줬다.
남자에게 잡힌지 5일만에 풀려난 규혁씨는 이후에도 개인 신용으로 받을 수 있는 모든 대출과 집 보증금까지 모두 여자친구에게 줬다. 더 이상 빌려줄 돈이 없자 여자친구의 태도는 변했다. 여자친구는 맞은 적도, 빚을 갚아달라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규혁 씨는 9일 만난 여자때문에 1억 3000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여자친구가 운영한다던 골프습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10년 전에 (골프연습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뉴스에 여자친구가 등장했다. 자신처럼 채팅어플로 만난 남자들에게 돈을 갚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실제로 골프선수였다.
규혁 씨는 사채업자라던 남자를 직접 찾아나섰다. 규혁 씨의 요청에 아무 거리낌없이 남자는 나타났다. 남자는 "스스로 빚을 갚겠다고 해놓고"라며 화를 냈다. 취재 중임을 밝히자 남자는 규혁 씨를 회유하며 여자친구를 만나게 해 준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여자친구가 나타났다. 화를 내기는 커녕 규혁 씨는 연인처럼 손을 잡고 길을 걸었다. 규혁 씨는 취재진을 따돌렸다.
그러나 규혁 씨와 헤어진 후 여자는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 누군가와 함께 나왔다. 여자와 나란히 나오던 여자는 사채업자라던 남자의 부하로 보이는 사람이었다. 진실이 무엇인지 제작진은 여자친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여자는 "대답을 안할게요"라고만 말했다.
규혁 씨는 "제가 선택한 사람으로 인해서 피해를 받고 여자친구만큼은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래도 같이 정붙이고 사귄 사람인데..."라며 씁쓸해 했다. 최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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