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해 사람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의 시대를 흔히 '100세 시대'라고 말한다. 당연히 시대의 흐름을 따라 보험 상품도 "이제는 110세 시대를 준비하라"고 광고한다. 과학과 의학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120세까지는 사람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100세 또는 110세 시대라고 말해도 모든 사람이 그 정도의 수한을 누리며 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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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영위하다가 때가 되면 단독자로 죽음을 맞이한다. |
세상 사람들은 '인명은 재천, 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말한다. 필자의 부친은 건강하셨지만 36년 전에 별세하셨고, 몸이 정말 연약하셔서 일찍 돌아가실 줄 알았던 모친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시다 곡기를 끊으신 지 10일 만에 잠자는 듯이 평안한 모습으로 93세의 일기를 마감하셨다. 그 누구도 예단 할 수 없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생명이며 삶의 연한이다. 그러니 100세 시대라는 말이 경우에 따라서는 참으로 공허한 조어다.
목회자인 필자는 지금까지 700여 번 정도의 장례예식을 집례하고 참여했다. 장례예식에 참여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인생이 참 덧없고 생명이 정말 연약하다는 것이다. 유한한 생명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기 위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자들과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의사들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삶의 연한을 다한 생명은 촛불이 꺼지듯이 사그라진다. 호흡이 멈추기 전에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호흡을 멈추는 순간 더는 사람이 아니다. 이 땅에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진 하나의 개념적 존재로 전락한다.
생명을 가진 자라면 죽음에 관하여 피할 수 없는 법칙이 있다. 첫째는 '필사'다. 성경에 보면 969세를 산 사람이 있는데 바로 에녹의 아들이며 라멕의 아버지요, 노아의 할아버지인 므두셀라다. 31년을 더 살았으면 천년을 살았다. 그러나 그도 결국은 죽었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 증가 즉, 무질서도 증가법칙이다. 완벽한 질서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무질서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이치라고 성경은 말한다.
둘째는 '단독지도'다. 죽음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자신이 계산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대신할 수가 없고, 아무리 좋아해도 함께 갈 수가 없다. 철저하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영위하다가 때가 되면 단독자로 죽음을 맞이한다.
셋째는 '무소유'다. 부자도, 식자도, 권력자도 그 누구도 그 무엇을 가지고 가지 못한다. 설혹 가져간다 할지라도 망자가 맞이하게 될 또 다른 세계에서는 아무런 필요도, 의미도 없다.
넷째는 '사후세계'다. 사후세계는 '있음'과 '없음' 둘 중 하나다. 있다고 믿는 사람은 그곳에 간다. 없다고 믿는 사람은 그곳에 가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그 세계를 다녀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믿는 것이다. 지혜자인 인간이기에 50%의 확률을 따라 경우의 세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현자들은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삶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생명을 가진 자에게 반드시 찾아오는 '낙화유수'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가 아닐까.
가야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