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회 시청률 12.7% 찍어
- 종편 드라마로서 이례적 기록
- “아이 선생님과 바람피운 남편
- 드라마 아닌 실제 상황이라면
- 소리지르며 한바탕 싸웠을 것”

40대에도 여전히 20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배우 김희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품위’가 무엇인지 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다.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서 김희선은 준재벌가의 둘째 며느리 우아진 역을 맡아 품위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준재벌가를 배경으로 욕망에 휩싸인 군상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종편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마지막 회 시청률이 12.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김희선은 비주얼, 재력, 성품까지 모든 걸 다 가진 준재벌가의 둘째 며느리 우아진 역을 맡아 ‘품위 있는’ 연기와 패션 감각, 미모를 발산하며 매회 화제를 뿌렸다. 드라마 종영을 맞아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는 만난 김희선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 ‘품위있는 그녀’의 반응을 보면 ‘김희선이 돌아왔다’는 말이 실감난다.

▶특히 시부모님들이 칭찬해주시니까 뿌듯하다. 초등학교 2학년인 제 아이의 친구들이 “우아진이 엄마다”라고 부러워한다고 하더라. 사실 배우로서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그런데 처음부터 시청률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1회 2%에서 시작해 점점 상향 곡선을 그렸다.

▶시청률이 2% 나왔을 때는 이민 가고 은퇴하려고 했다.(웃음) 예전에 애국가 시청률이 4%라고 했는데, 어떻게 2%가 나오지 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여서 촬영을 마친 상태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제 책임 같고, 드라마 관계자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매주 시청률이 올라가더라. 처음에 잘 나오다가 떨어지는 것보다 뒤로 가면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드라마 초반에는 회장 간병인으로 들어오는 박복자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김선아 씨가 연기했는데, 혹시 그 역할이 탐나진 않았나?

	‘품위있는 그녀’에서 우아진 역을 맡은 김희선. 제이에스픽쳐스·드라마하우스 제공

▶드라마를 선택할 때 4회까지 대본만 읽고 선택했는데, 그때 박복자만 보여서 ‘품위있는 그녀’를 집필한 백미경 작가님께 “언니 내가 박복자 할게”라고 했다. 그런데 백 작가님이 우아진을 저를 생각하면서 썼다며 “나를 믿어달라”고 하더라.

-박복자로 인해 집안 전체가 흔들리는데, 설상가상 우아진의 남편은 아이 미술 선생과 바람까지 피운다. 이를 눈치채고 삼자대면을 하는 장면에서 우아진이 냉정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김희선의 연기 포텐이 터지는구나” 할 정도로 연기가 좋았다.

▶실제 김희선이었다면 그렇게 못할 것이다. 아마 막 소리 지르고 진흙 싸움을 했을 텐데, 제가 아닌 우아진이니까 그렇게 연기할 수 있었다. 우아진은 남편 얼굴은 보기도 싫지만 아이를 위해서, 시댁의 이미지를 위해 자기감정을 배제하고 이야기한다.

-23년간의 배우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20대 때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지금 작품을 고를 수 있고, 제 이름을 걸고 작품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20대 후배들에게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놓은 다음 30, 40대 때 즐기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20대 때 놀러 가고 싶은 거 다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났으면 지금의 김희선은 없었을 것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