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근영 주연의 ‘유리정원’
- 공식발표 나흘 전 언론보도
- 부실 관리·운영 여론 뭇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이 공식 발표일을 나흘 앞두고 사전에 유출, 공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해 영화제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개막작에 대한 보안이 깨지면서 김이 빠진 것은 물론 준비 과정의 미흡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타계, 영화제 안팎의 논쟁과 갈등에 이은 또 한 번의 악재다.

	올 BIFF 개막작 ‘유리정원’ 스틸컷.

7일 한 매체가 올해 BIFF의 개막작으로 문근영 주연의 영화 ‘유리정원’(신수원 감독)이 선정됐다고 인터넷에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영화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급성구획증후군으로 투병하던 문근영이 BIFF로 활동을 재개한다고 보도했고, 이후 문근영 소속사는 제22회 BIFF에 문근영이 ‘유리정원“의 주연 배우로서 참가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BIFF 측은 “오는 11일 개막 기자회견 때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하지만 알려진 내용은 부인하지 않았다.

BIFF는 해마다 영화제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개막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비롯한 주요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왔다. 이때 가장 많은 관심은 단연 개막작에 쏠린다. 그해 영화제의 성격과 방향을 알려주고, 영화계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감독과 배우 역시 크게 주목받는 계기가 된다. 이런 이유로 개막작 관련 사항은 공식 발표 전까지 극비에 부치지만, 이번 유출로 BIFF는 허술한 관리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지난 4일에는 홈페이지 업데이트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은 초청작 명단을 실수로 공개했다가 삭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개막작 사전 유출은 2009년 제14회 때도 한 차례 있었다. BIFF 관계자는 “현재로는 이번 보도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IFF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한 인사는 “모든 영화제가 개막작 사전 유출 방지를 위해 애를 쓴다. 행사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 사무국이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12일부터 21일까지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에서 개최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